한미, 北 비핵화 놓고 또 미묘한 입장차

양승식 기자 2024. 11. 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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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회담서 미국은 “한반도” 한국은 “북한” 강조

한국과 미국의 외교·안보 수장들이 3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국무부에서 외교·국방(2+2) 장관 회의를 개최하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러북 간 군사 협력 심화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했다. 전날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삭제됐던 ‘북한 비핵화’는 이날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지속적인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으로 담겼다.

그래픽=양진경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미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를 사용하면서 또다시 입장 차이가 감지됐다.

‘북한 비핵화’는 말 그대로 북한의 핵 폐기에 방점이 찍혀 있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을 포함한 전체 한반도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가속화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핵 비확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자체 핵무장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분위기도 반영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1일 전날 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관련, “최종 완결판 ICBM ‘화성 19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화성 19형은 지금까지 북한의 ICBM 중 최고 높이,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했다. 또 탄두 부위가 이전보다 뭉툭한데, 이는 다탄두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확보한 패권적 지위가 절대 불가역이라는 것을 세계 앞에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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