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9%, 모든 계층에서 부정적

김경필 기자 2024. 11. 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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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지지율, 취임 후 최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실시해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지지율이 19%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은 한국갤럽의 일주일 전 조사(20%) 때보다 1%p 하락했고, ‘직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72%로 2%p 늘었다. 문화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시행, 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17%가 나왔다. 부정 평가자는 78%에 달했다.

그래픽=양진경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20% 밑으로 떨어져 10%대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임기 반환점(11월 10일)을 앞두고 윤석열 정권의 국정 동력에 위기 신호가 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는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녹음 영향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대대적인 정국 수습책을 내놓지 않으면 지지율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전주보다 1%포인트 내린 19%로 나타난 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1일 나왔다 취임 후 최저치이자, 첫 10%대 지지율이다. 대구·경북(TK) 지지율은 18%, 보수층 지지율은 33%로 집계됐다. /뉴시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를 지역·성·나이·지지 정당·직업·생활 수준·정치 성향·정치 관심도 등에 따라 구분했을 때 윤 대통령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은 집단은 하나도 없었다. 모든 집단에서 윤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이 지지하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특히 윤 대통령이 19%로 역대 최저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보다 2%p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4일로 예정된 2025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고, 한덕수 국무총리를 대신 내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가 대통령 시정연설을 대독하는 것은 11년 만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 급락의 주원인은 이른바 ‘김 여사 문제’였다. 윤 대통령 부정 평가 요인으로 ‘김 여사 문제’(17%)가 1위로 꼽혔다. 이어 ‘경제·민생·물가 문제’(14%), ‘전반적으로 잘못’(7%), ‘소통 미흡’(7%), ‘외교’(5%), ‘의대 정원 확대’(5%) 순이었다. 긍정 평가 요인은 ‘외교’(33%), ‘의대 정원 확대’(8%), ‘전반적으로 잘함’(6%) 등이었다.

이번 한국갤럽 조사에선 윤 대통령과 여권 지지층의 디커플링 현상이 두드러졌다. 전국 평균 윤 대통령 지지율이 19%로 하락하는 동안 국민의힘 지지율은 오히려 2%포인트 올라 32%로 민주당과 동률이었다. 특히 여권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TK)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18%로, 전국 평균 지지율보다도 낮았다. TK 지역 윤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와 비교해 8%p 하락했는데, 이 지역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광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득표율(74%)을 기록한 TK 지역 지지율이 서울(22%), 대전·세종·충청(29%)보다도 낮았다.

반면 TK 지역 국민의힘 지지율은 그 3배 수준인 53%였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46%였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윤 대통령 지지율도 전주보다 5%p 내린 22%였는데 국민의힘은 39%, 한 대표는 48%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치 성향상 보수층에선 33%만이 윤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한다’고 응답했고, 57%는 ‘못한다’고 했다. 반면 보수층 69%가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55%가 한 대표가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도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44%로 절반이 안 됐다. 반면 68%는 한 대표를 긍정 평가했다.

한국갤럽이 매주 정기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래 대통령 지지율이 20%를 밑돈 적은 두 차례뿐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5년 차였던 2012년 7월 중순부터 8월 초까지 3주간 10%대를 기록했는데, 17%까지 떨어졌다가 독도 방문과 대일 강경 발언 등으로 8월 중순 26%로 반등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2016년 10월 말 17%를 기록했고 그해 말 국회에서 탄핵 소추될 때까지 매주 4~5%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21년 4월 29%가 최저치였다.

박성민 정치 컨설팅 민 대표는 “윤 대통령은 지금 ‘레임 덕’이 아니라 ‘데드 덕’ 상태”라며 “국정 수행 능력을 논할 수 있는 단계도 아니다”라고 했다. 박 대표는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지지율이 급락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여당이 국회 다수당이었고 당정 관계도 나쁘지 않았다”면서 “반면 지금은 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갖고 있고 여당까지 대통령을 비판하는 데다, 대통령 내외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지지율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권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전면 쇄신론’이 분출했다. 한국갤럽 조사와 문화일보·엠브레인퍼블릭 조사는 각각 무작위 추출한 무선전화 가상 번호에 조사원이 전화를 걸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두 조사 모두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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