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육아휴직도 5만4000명, 12년새 27배 늘어
남자 전업주부는 분류 기준에 따라 최대 28만명대로 늘어난다. 육아·가사를 이유로 취업이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남성(23만2000명)에는 취업자로 분류되는 아빠 육아휴직자(5만4000명)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1년 이내 유급 육아휴직자와 유급 육아휴직 이후 6개월 이내 무급 육아휴직자를 경제활동인구인 취업자로 본다.
육아휴직 남편은 매년 급증하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에 육아휴직에 들어간 남편 직장인은 5만4240명으로, 2021년(4만2197명)에 비해 1만명 넘게 늘어났다. 관련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0년(1967명)의 27.6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아내 육아휴직자가 7만1000명에서 14만5736명으로 2배가 된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전체 육아휴직자에서 남성의 비율도 2010년 2.7%에서 지난해 27.1%로 10배가 됐다.
남편 육아휴직자는 맞벌이 부부인 경우가 많다. 출산 직후 육아 초기에는 주로 아내가 육아휴직을 쓰고, 그다음에 남편이 이어받는 식이다.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쓴 아내에 이어 육아휴직을 하며 두 돌 아들을 키우고 있는 대기업 차장급 박모(42)씨는 “10년 전 같으면 차장급 남자 육아휴직은 상상도 못 하는 분위기였는데 요즘 대기업에서는 1년 정도 육아휴직은 진급이나 인사 관리에 지장이 없는 문화가 정착된 것 같다”고 했다.
박씨처럼 중간 관리자 연령대인 40대에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경우는 2022년 기준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의 13.4%에 달했다. 반면 여성 육아휴직자는 40대 비율이 4.1%에 그쳤다. 갓난아이를 키우기 위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인 엄마와 달리 아빠는 학교가 오전에 끝나서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자녀 초등학교 1학년 시기를 전후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생 외동 자녀를 키우는 아빠 가운데 19%가 자녀가 만 6세 때 육아휴직을 시작했다. 이어 7세(17.2%), 8세(15%) 등의 순이었다. 반면 2013년생 자녀를 키우는 엄마의 83.2%는 자녀가 돌이 되기 전에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이어 6세(11.6%), 7세(5.7%)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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