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공수처 부장 사의… 남은 부장 검사 단 2명뿐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 수사 등을 담당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송창진 수사2부장이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송 부장검사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공수처는 부장검사 정원 7명 중 2명만 남게 된다. 수사부는 4개 부서 중 1·2·3부장 자리가 모두 공석이 된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송 부장검사가 이번 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했다.
송 부장검사가 이끄는 수사2부는 최근 김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 고발 사건 등을 수사 중이었다. 그러나 사건을 담당한 김상천 수사2부 검사가 지난달 퇴직한 데 이어 송 부장검사까지 사의를 밝혀 수사는 사실상 속도를 내기 어렵게 됐다. 공수처는 사건을 다른 부서로 재배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송 부장검사가 퇴직하면 공수처에는 부장급 검사가 ‘채상병 순직 외압 의혹’을 담당하는 이대환 수사4부장과 차정현 수사기획관 등 2명만 남게 된다. 처·차장과 평검사 10명을 합친 전체 인원도 14명으로, 정원(25명)에 한참 못 미친다.
김선규 수사1부 부장검사는 지난 5월 말 퇴직했고, 박석일 수사3부 부장검사도 지난달 퇴직했다. 수사1부는 평검사들도 모두 퇴직해 검사가 한 명도 없다.
공수처는 지난 9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을 뽑았는데, 아직 대통령 재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또 현재 부장검사 3명과 평검사 4명을 채용하기 위해 공고를 내 놓은 상태다. 이날 공수처 관계자는 “신규 채용 대상을 부장검사 3명과 평검사 5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출범 때부터 줄곧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채용도 쉽지 않고, 채용해도 얼마 근무하지 않아 사표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정계에서는 “폐지해야 할 수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공수처 출신 변호사는 “인력이 적어 수사 진행도 안 되고, 수사 실력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공수처 경력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는 분위기여서 다들 오래 못 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작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3300여 건을 접수했지만 기소는 단 한 건뿐이었다. 2021년 출범 이후 총 4건을 기소했으나 2건은 1·2심에서 무죄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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