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주의였던 제가 이젠 출산 전도사 됐죠”
“온 마을이, 온 부산이 함께 아이들을 애지중지 키우겠습니다.”
1일 오후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 ‘아이가 행복입니다. 부산’ 행사가 열렸다. ‘아이가 행복입니다’는 조선일보가 2018년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다. 매년 아이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격려하고 출산, 보육 정책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2022년부터는 경북 경주를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산에서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조선일보와 부산시, 부산시교육청이 공동 주최했다.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은 부산, 경남, 울산 등에서 온 가족 2000여 명으로 찼다. 행사의 꽃은 아이와 엄마·아빠가 주인공이 된 시상식이었다.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이 지난 9월부터 ‘부산에서 행복한 우리 가족’을 주제로 공모전을 열어 출품된 그림 518점 중 33점을 뽑아 시상했다.
전체 대상은 경남 양산 대운초등학교 5학년 김태윤(11)군이 차지했다. 엄마·아빠와 함께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해동용궁사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낸 장면을 그렸다. 공모전 심사위원인 나형민 경희대 미대 교수는 “온 가족의 즐거운 표정이 가득 담겨 있어 가슴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엄마 박애란(42)씨는 “태윤이가 평소 좋아하는 그림으로 상을 받아 매우 기뻐했다”며 “내 인생 최고의 기쁨인 우리 아들을 더 잘 키우겠다”고 했다.
‘31초 우리 가족 행복 담기 영상제’에서는 여섯 가족이 상을 탔다. 아이와 엄마·아빠의 행복한 순간을 담은 영상 57점이 출품됐다. 최우수상은 신예림(9)양 가족이 받았다. 예림양과 남동생 예준(4)군이 끌어안거나 함께 넘어지는 등 일상의 소소한 모습을 담았다. 예림양은 시상식 단상에 올라 “행복해서 날아갈 것 같아요”라고 했다. 엄마 김미영(42)씨는 “긴 말 필요 없고 너그들 너무너무 사랑한다. 진짜”라고 했다. 김씨는 “원래는 비혼주의 소신이 있어서 출산은 생각도 안 했는데 지금은 출산 전도사가 다 됐다”며 “그만큼 아이에게서 얻는 행복이 크다”고 했다.
다섯 살 딸이 퇴근한 아빠를 꼭 안아주는 영상을 출품해 우수상을 받은 성고은(38)씨는 “딸이 커서 부산에서 결혼하고, 아기도 낳고 잘 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애써달라”고 해 박수를 받았다. 성씨는 이번에 받은 상금을 아이를 위해 저축하겠다고 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다문화 가정도 상을 받았다. 부산시는 11월 1일 ‘다자녀 가정의 날’을 맞아 부산에 사는 다자녀 가족 3팀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는데, 파키스탄에서 귀화한 김마릭씨 가족도 표창장을 받았다. 김씨는 파키스탄 국적을 가진 아내 누르사바씨,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이부터 중학생까지 자녀 5명과 함께 산다.
이날 행사에는 조선미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방송인 신애라씨 등 유명 육아 멘토들도 나와 부산 시민들에게 ‘아이 잘 키우는 비법’을 전수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개막식 환영사에서 “아이가 태어나서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공공이 전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챙기고 있다”며 “덕분에 지난 7월 세이브더칠드런과 서울대 연구소가 발표한 ‘한국 아동의 삶의 질’ 연구에서 부산이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축사에서 “부산에서는 ‘아이 맡길 곳 없다’는 말이 들리지 않게 보살핌과 학습까지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은 “줄어들기만 하던 국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가 최근 증가하는 등 희망이 보인다”며 “그 불씨가 서울을 넘어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 보탬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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