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만성질환 시대, 당신의 암보험 어떤가요

2024. 11. 2. 00: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 주치의
65세 이상 고령자 7명당 1명이 암 유병자다. 암은 한국인 사망 원인 1위 질환으로, 가장 두려운 질병으로 꼽힌다. 하지만 조기 발견이 늘고 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생존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지난해 연말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5년 생존율(암 진단 후)은 72.1%까지 높아졌다. 암 환자 10명 중 7명은 5년 이상 생존한다는 것인데, 10년 전보다 6.6%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암도 이제는 만성질환이 돼 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만성질환은 ‘관리’가 중요한데, 암이 만성질환으로 변화하면서 암보험 패러다임 역시 바뀌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는 과열 경쟁 우려가 나올 정도로 ‘암보험 치료비’ 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대 보장금액이 최근 석 달 새 기존 10억원에서 17억원까지 껑충 뛰었다. 기존 암보험의 대표 특약인 진단비도 ‘1회 지급’에서 ‘여러 번 받는’ 보장으로 바뀌고 있다.

‘암주요치료비’는 암 진단 후 암 주요 치료(수술·항암약물·항암방사선)시 치료비를 보장하는 담보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번 지급하는 형태다. 보험사별로 암특정치료비, 암직접치료비, 암주요치료비 등 다양한 이름으로 출시됐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암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은 전통적으로 수술이었다. 이에 비해 항암·방사선 치료는 보조치료의 역할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항암·방사선 치료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항암·방사선 치료를 더욱 정밀하고 효과적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다학제 진료(여러 분야의 전문의들이 모여 같이 하는 진료)의 확대로 암치료의 여러 단계에서 항암·방사선 치료가 접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요즘 암보험은 고액의 비용이 필요한 최신의 치료를 받을 때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고액 치료비 관련 특약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암은 치명적인 사망 원인으로, 암에 걸리면 사망과 직결된다는 시대의 상황을 반영해 치료보다는 사망과 진단 특약 위주로 구성된 보험(1세대)이었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암의 조기 발견 증가로, 보험회사는 다른 암에 비해 치료 비용이 저렴하고 예후도 좋은 기타피부암·갑상선암 등은 소액암으로 분류해 일반암에 비해 보장을 축소했다.

2010년 이후(2세대)에는 치료 비용이 고액이고 치사율이 높은 암을 고액암으로 분류하고, 이에 따른 고액의 진단비를 받는 특약이 출시됐다. 여러 번 지급하는 암 수술비, 항암·방사선 치료비 등의 치료 관련 특약으로 함께 묶여 판매되기도 했다.

3세대 암보험은 건강검진 활성화로, 보험업계에 경증보장 컨설팅이 유행하며 등장했다. 예전에 일반암 진단비의 20%를 지급하는 유사암(소액암) 진단비를 별도의 특약으로 분류, 보장 한도 선택의 폭을 넓혔다. 암 치료 시 통원의 확률이 높은 통계를 반영해 암통원 일당특약도 등장했다. 최근의 암보험, 즉 4세대 암보험은 암은 더 이상 죽는 병이 아니라 만성질환처럼 계속 치료해야 한다는 트렌드를 담은 최신 치료 특약이 포함된 게 특징이다. 통합암진단비·로봇수술비·표적항암치료비·면역항암치료비·암주요치료비 등이 대표적이다. 진단 특약도 달라졌다. 기존의 진단 특약은 최초 1회 보장형으로 암으로 진단을 받으면 보장을 받고 해당 특약은 소멸되는 형태였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러나 최근 출시된 통합암 진단비는 부위별로 여러 번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암에 걸렸던 사람이 더 암을 무서워하게 되는 재발·전이 통계를 반영해 한 번 암 진단비를 받았더라도, 전이암이나 새로운 암 발생 시 원발(최초 암 발생) 부위가 다르다면 보장받을 수 있는 형태다. 암주요치료비는 암으로 진단받고 수술·항암·방사선 등 암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면 연 1회씩 정액으로 보장하는 특약과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1000만원 단위로 비례 보상하는 특약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 10년간 보장이 된다.

2~3세대 암보험이 아닌 예전의 보험을 들고 있다면, 빠져 있을 표적항암약물허가치료비나 로봇수술비 등의 최신 치료 보장에 따로 가입하지 않더라도 암주요치료비 하나의 특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암주요치료비는 ‘암 주요치료비’와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 두 특약에 동시 가입하는 세트 상품으로 구성된다. 암 주요치료비는 암 진단(갑상선암·기타피부암 등 유사암·소액암 제외)을 받고 ▶암수술 ▶항암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 등 주요 치료를 받으면 가입 당시 약속한 보험금을 10년간 연 1회씩 준다. 회사별로 다르지만 대부분 최대 2000만원 한도다.

종합병원 암 주요치료지원금은 연간 치료비 총액을 기준으로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1000만원씩 구간별로 정해진 보험금을 준다. 이를테면 암 주요치료를 받고 급여와 비급여의 진료비 총액이 4500만원이라면 4000만원 구간대에 속하니 40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식이다. 암진단일로부터 10년간 보장한다.

암보험이 지속해서 변화하다 보니 암보험 가입 시 꼼꼼히 보장 체크도 더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전이암도 보장이 되는 ‘암 진단비’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기존의 일반 암 진단비는 원발 부위 기준으로 보장한다. 최초 암 진단 시 갑상선암과 림프절 전이암의 진단을 동시에 받았다면, 일반 암 부위로 전이됐더라도 금액이 적은 유사 암 진단비가 지급된다. 최초 암 진단 시, 전이 상태(국소·원격 전이)로 발견되는 경우가 47.1%나 된다고 하니 체크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한 번 받고 끝나는 암 보장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암 진단비는 보장 개시일 이후에 암으로 진단받으면 정액으로 보장해주는 담보이다. 한 번 받으면 소멸하기 때문에 이후에 다른 부위에 암이 발생하거나 전이나 재발이 된 경우에는 보장을 받을 수 없다. 전이·재발을 보장하는 특약이나, 신체 분류별로 부위별 암을 각각 지급하는 특약에 가입했는지 검토해보자.

세 번째는 몇 세 만기인지, 고액의 암 치료도 충분히 가능한 보장금액인지 살펴봐야 한다. 요즘은 노후에도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최대한 오랫동안 보장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그리고 최근 일부 암센터에서 시행하는 꿈의 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가속기 등의 고액 최신 치료를 받더라도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장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홍승희 머니랜턴 대표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