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3Q] 코로나로 ‘사전 투표’… 미국인들 투표 습관 달라져
나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등록 유권자 중 약 6500만명이 이미 사전 투표(early voting)를 마쳤다고 미국 플로리다대 선거 연구소가 31일 밝혔다. 이 중 약 3068만명이 우편투표를 했고, 나머지 약 3428만명이 사전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1900년 이후 실시된 미국 선거 중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2020년 대선 사전 투표 수(약 1억명)의 65% 수준에 도달했다.
사전 투표는 2020년 대선 당시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급증한 뒤 이번 선거에서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정가는 이번 대선도 4년 전 대선과 마찬가지로 사전 투표 참가자가 유권자 전체의 절반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미국 대선 사전 투표의 열기를 둘러싼 세 가지 궁금증을 알아봤다.
Q1. 미국의 사전 투표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미국은 전체 50주(州) 가운데 47주에서 사전 투표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뉴햄프셔 등 3주는 사전 투표 대신 일정 자격을 갖춘 유권자에게 ‘부재자투표’만 허용한다. 반면 나머지 상당수 주는 부재자 신고를 하지 않아도 모든 유권자가 우편 또는 투표소 방문을 통해 선거일 전에 투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사전 투표는 우편투표와 현장 사전 투표로 나뉜다. 캘리포니아나 네바다 등 8주와 특별구인 워싱턴DC 는 모든 등록 유권자에게 일괄적으로 우편투표 용지를 보낸다. 현장 사전 투표는 주마다 허용한 기간에 맞춰 투표장에서 자유롭게 투표하면 된다.
Q2. 사전 투표 비율이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미 대선의 사전 투표율은 2000년 14%, 2004년 21%, 2008년 31%, 2012년 33%, 2016년 40%, 2020년 69%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번에도 사전 투표 참가자가 전체 유권자의 절반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갤럽이 지난 14~27일 미 전역의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34%는 사전 투표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20%는 이미 투표했다고 했다. 이로써 사전 투표를 했거나 할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총 54%로, 선거 당일 투표하겠다는 응답자 비율(42%)보다 12%포인트 높았다.
우선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앞다퉈 사전 투표를 했던 경험이 이번 대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코로나로) 미국인들의 투표 습관이 완전히 바뀌었다. 사전 투표가 미국 민주주의 절차의 영구적 특징이 됐다”고 했다. 평일(화요일)에 치러지는 투표 당일 북적대는 투표소를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이와 함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입장이 바뀐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땐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표하면서 ‘대선 사기론’을 주장해왔는데, 이번 선거에선 투표율을 의식해 지지자들에게 사전 투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Q3. 사전 투표 비율이 높으면 누가 이득을 보나
그간 우편투표 등 사전 투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이었고 공화당 지지자들은 당일 현장 투표를 선호해왔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이미 사전 투표를 한 유권자들을 상대로 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를 압도했다”고 했다. ABC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달 2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사전 투표를 했다고 밝힌 유권자 사이에서 62%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지지율은 3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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