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한의 소년문고] 4남매의 옷장 속 모험 ‘나니아 연대기’, 예수의 부활과 연결 지을 수 있을까
세상의 많은 이야기가 우연한 계기로 시작되곤 한다. ‘해리 포터’가 전 세계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기 전 이미 판타지 문학의 만신전(萬神殿)에 오른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의 탄생도 그랬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1939년 영국 옥스퍼드 인근에 살던 작가 C. S. 루이스는 독일 공군의 폭격을 피해 시골로 떠나온 아이들 셋을 받아들여 자기 저택에 머물도록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릴 적 옷장 안에 들어가 놀던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그중 한 여자아이가 “옷장 안에 뭐가 있는데요?”라고 물었다. ‘나니아 연대기’의 첫 책인 ‘사자와 마녀와 옷장(The Lion, the Witch and the Wardrobe·1950)’은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런던에서 먼 친척인 디고리 커크 교수의 시골 저택으로 온 네 남매의 이야기를 다룬다. 막내 루시가 발견한 옷장은 하얀 마녀의 마법으로 영원한 겨울이 계속되는 ‘나니아’라는 세계로 통하는 문이었다. 처음엔 루시의 말을 믿지 못하던 나머지 아이들도 결국 나니아로 들어가 모험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나니아의 왕인 사자 아슬란과 함께 하얀 마녀를 물리치고 예언에 따라 나니아를 다스린다.
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으로 케임브리지 대학의 문학 교수였던 루이스는 무신론자에서 기독교 신자가 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나니아 연대기’는 흔히 기독교적 우화로 해석되며, 특히 ‘사자와 마녀와 옷장’은 에드먼드의 배신과 이를 대속(代贖)하는 아슬란의 희생과 부활을 통해 그리스도의 부활을 다룬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총 일곱 권으로 이뤄진 ‘나니아 연대기’는 BBC가 선정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100선’ 중 하나로 꼽히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976년 계몽사가 ‘사자와 마녀’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보이스사(1981), 바오로딸(1987), 시공주니어(2001) 등에서 시리즈 전권을 출간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BBC 드라마나 디즈니 영화에 이어 넷플릭스가 새롭게 영상화를 준비 중이라고 하니, ‘나니아 연대기’의 매혹적인 마법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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