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ention!] 시력 잃기 전 마지막 열정…필립 퍼키스 사진전

서정민 2024. 11. 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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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이 흰색보다 중요하지 않고 흰색은 검은색보다 중요하지 않다.” 사진집 『노탄 NŌTAN』에 실린 필립 퍼키스의 말이다. ‘노탄’은 음양의 원리처럼 주제와 배경 중 어느 것도 우세하지 않음을 뜻하는 일본의 디자인 개념이다.

사진가 필립 퍼키스는 2007년에 망막 폐색증으로 왼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그동안 사용하던 라이카 카메라로는 더 이상 숫자를 볼 수 없었던 그는 작은 자동카메라로 매일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작업할 수 없을 때까지 필름을 현상하고 인화하기로 결정한다. 그가 예상한 시간은 1년이었지만, 작업은 16개월 동안 지속됐다. 퍼키스의 이 마지막 사진작업에서 남겨진 사진들이 ‘노탄 NŌTAN’이다.

출판인이자 사진가이고 퍼키스의 절친인 박태희는 15주 동안 매주 수요일이면 필립 퍼키스에게 질문을 보냈다. 퍼키스는 토요일에 박태희에게 전화를 걸어 질문에 답했다. 지구 정반대편에 사는 두 사람은 이렇게 사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그 대화를 모은 게 사진집 『노탄 NŌTAN』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필립 퍼키스의 사진들이자, 늘 모든 사진을 손수 인화해 온 그가 더 이상 암실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점에서 쉬이 다시 만나기 어려운 사진들이다. 16일에는 박태희 편집자와의 북토크가 열린다.

기간 11월 5일~12월 1일 장소 류가헌


무용
서울시무용단 ‘사계’
한국무용 거장 국수호와 현대무용가 김재덕이 자연의 순환과 인간의 생과 사를 한국춤의 호흡으로 펼쳐냈다. 전자음악 비트에 국악 라이브 연주를 입힌 김재덕의 음악과 절도있고 모던한 움직임, 국수호의 원시적 생명력 넘치는 안무가 시너지를 터뜨린다. 혈기왕성한 젊은 무용수부터 원숙한 시니어들까지 제몫을 다하며 자연과 인생의 사계를 그린다.

기간 11월 3일까지 장소 세종M씨어터


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
33년 전 주연배우 훌리오가 사라지면서 영화 ‘작별의 눈빛’ 촬영은 중단됐다. 노년이 된 미구엘 감독은 친구였던 훌리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필름, 편집실, 버려진 낡은 극장…. 에리세 감독이 진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점차 소멸하고 있는 전통적인 시네마 풍경이 아닐까. 평론가들은 ‘시적이고 아름다운 작품 하나가 영화사에 더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개봉 11월 6일 감독 빅토르 에리세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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