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티브 잉글리시] 여행가방 ‘캐리어’는 콩글리시

짐 불리(Jim Bulley) 2024. 11. 2.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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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지난주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너무 흔히 사용돼 콩글리시라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던 단어가 생각났다. 바로 수하물 가방을 의미하는 ‘캐리어’다. 많은 사람이 캐리어는 콩글리시가 아니라 실제 영어에서 쓰는 단어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완전한 콩글리시다. 그렇다면 캐리어의 올바른 영어 단어는 무엇일까? 보통 영어에서는 ‘suitcase’라고 하거나, 기내 수하물용 크기의 가방은 ‘carry-on suitcase’라고 한다.

캐리어를 여행 가방으로 오해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여행 가방은 물건을 운반하기 위한 용도이기에, 무언가를 운반하는 사람이나 사물을 뜻하는 영단어 ‘carrier’와 연관 짓기 쉽기 때문이다. 사실 영국식 영어에서 비슷한 의미로 파생된 단어가 있다. 영국에선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플라스틱 가방이나 비닐봉지 등을 ‘캐리어 백(carrier bag)’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캐리어(carrier)가 공항이나 비행 관련해 쓰일 때는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된다. 승객 또는 물품 운송에 종사하는 항공사나 수송 회사를 의미한다. 즉, 영어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혹은 배송 회사인 페덱스(FedEx)가 carrier에 해당된다. 샘소나이트와 같은 여행 가방은 carrier가 아니다.

다른 장소처럼 공항에서도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가 종종 다르게 쓰인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도 비행기에 관한 용어일 것이다. 비행기를 설명하는 영단어 ‘plane’은 국제적인 약어로 통용되고 있지만, 이 단어의 긴 버전은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에서 각각 다르다. 미국에서는 ‘airplane’이라고 부르지만, 영국 및 기타 영국 영어권 국가에서는 더 오래된 용어인 ‘aeroplane’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이제 공항에서 숙소까지 이동해야 할 것이다. 이때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혼란스러워할 수 있는 표현이 있다. 택시에 관한 영어다. 한국어에서는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택시를 이용할 때도 동사 ‘타다’를 사용해 ‘택시에 탄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타다’를 의미하는 ‘ride’를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는 표현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지만, 택시 타기에 사용하면 어색해진다.

택시를 탄다는 동사는 ‘ride’를 쓰는 대신 ‘take’를 쓰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공항에서 택시를 찾고 있다면 “I’m looking to take a taxi.(택시를 타고 싶어요)”라고 말하거나 “Where can I take a taxi from?(어디에서 택시를 탈 수 있나요?)”이라고 물어보면 된다.

짐 불리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 jim.bull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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