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째 ★과 3연패’ 새 왕조 세운 울산, 김판곤 감독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팀 이끌어” [MK울산]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11. 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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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HD가 조기 우승을 확정, K리그 3연패를 달성하며 새로운 왕조를 써내렸다. 김판곤 감독은 반드시 우승을 하겠다는 각오로 팀을 붙잡았다고 고백했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 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울산은 승점 68로 강원(승점 61)을 7점 차로 따돌리고 2경기를 남겨두고 K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루빅손의 선제골, 주민규의 추가골에 힘입어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강원을 무너뜨리고 홈에서 승리의 기쁨과 함께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김판곤 감독. 사진=김영훈 기자
사진=프로축구연맹
사진=프로축구연맹
울산종합운동장에서의 아픔도 씼어냈다. 지난 2019시즌 당시 포항스틸러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1-4로 패하며 전북현대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던 바 있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경기 전 이를 언급하며 울산의 발목을 잡겠다고 선언했으나, 김판곤 감독은 홈에서 이기는 습관을 유지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강원을 잡아내고 3연패의 영광을 안았다.

K리그 3연패 이상을 이룬 세 번째 팀이 됐다.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천마, 전북에 이어 울산이 새로운 왕조를 세웠다.

경기 후 김판곤 감독은 “오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우승을 한 것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 오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결단력을 보여줬다. 선수들께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 다음은 3연패를 달성한 울산HD 김판곤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일문일답.

Q. 울산 구단 최초 감독과 선수로 우승을 차지한 인물이 됐는데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26년 동안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지하 10층에서 시작을 했던 것 같다. 지도자를 시작하고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울산에서 불러줬다는 것 자체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스쿼드의 선수들과 함께해서 영광이다. 반드시 우승을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팀을 이끌었다. 2연패를 했더라도 3연패를 바라보는 팀으로서 꼭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많았었다. 지금은 기쁘고 여러 가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우리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들에게도 너무나도 고맙다.

Q. 부임 당시 팀은 4위였다. 여러 고비도 있었는데, 빠르게 팀을 바로잡고 3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몇 개월을 돌아봤을 때 이번 시즌 어떤 평가를 내릴 수 있는지

26년간의 지도자 생활에서 이런 경험이 많았다. 중간의 소방수 같은 역할이다. 그다음에는 (홍콩)대표팀을 이끌면서 훈련을 많이 못하고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있었다. 울산에 오면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처음에는 기대도 되고, 자신감도 넘치고 선수들과 함께 일하면서 좋은 면이 많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특히 4위에서 시작해 우승 경쟁을 펼쳤다. 그리고 선두를 유지했다. 상당히 힘들었고 어려운 경험이었다. 처음 왔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서 감사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최근 몇 달 동안은 내가 무슨 선택을 한 것인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가 왜 이렇게 어려운 선택을 했는가 그런 후회도 했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없었다. 스스로 싸워 이겨내야 했다. 여러 어려운 시간들이 있었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늘 감독의 말을 신뢰해 주고 잘 따라줬던 것이 가장 큰 힘이 돼서 극복할 수 있었다.

Q. 대표팀 사령탑을 오래 했었다. 울산에 오면서 달라진 업무 환경에 과도기가 있었을 텐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들었는가

대표팀 감독직은 너무너무 매력적이고 내가 사랑하는 자리다. 정말 준비를 잘하고 그다음 아주 인테시브하게 준비해서 경기를 치르고, 그다음 충분한 휴식과 회복의 시간이 있었는데 울산에 온 뒤에는 13시간씩 근무해왔다. 우리 코치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일의 양이 많았고 매주 경기를 하고, 결과에 대해 평가가 이뤄졌다. ACLE도 시작하는 가운데 여러 대회를 함께 치렀다. 확실히 여러 대회를 함께 치르다 보니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Q. 시즌 중반에 팀을 이끌게 됐다. 감독으로서 어떤 모습이 팀을 빠르게 바로잡았다고 생각하는지

특별한 리더십을 발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와보니 전임 감독(홍명보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었다. 선수들이 상당히 성품이 좋았고 직업 정신, 팀 정신이 좋았다. 팀이 흔들리는 모습이 없었다. 여러 가지 고칠 부분이 없었다. 전술적인 고민이 많았다. 이전 모습을 유지할지 나만의 색깔을 입힐지 결단을 내리는 것이 힘들었다. 선수들이 그 과정에서 혼란스러웠을 것이고, 접근 방식이 달랐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수들이 확신을 가져주고 흥미를 느꼈다. 한 선수는 ‘정말 재밌다’는 말을 전했고, 저도 흥분됐다. 여러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 기도도 많이 했었다.

Q. 이번 시즌 우승에 가장 많이 기여한 선수들은 누구인 것 같은가

잘해준 선수들이 많다. 주장은 주장대로, 골키퍼는 골키퍼대로, 공격수는 공격수대로, 베테랑들은 베테랑 대로 제 몫을 다 해줬다. 너무나도 감사하다.

Q. 내년에 FIFA 클럽월드컵에 나간다. 리그 챔피언으로서 향하는데 어떤 기분인지

울산에 오는 가장 큰 동기부여였다. ACLE 나가는 것 또한 동기부여였다. 클럽월드컵으로 향하면서 상당히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ACL 무대도 변화가 있었고, 용병 쿼터 또한 다르기에 여러 부분에 있어서 리그보다는 준비가 덜 됐다는 생각이다. 전력에 있어서 우리가 클럽웓드컵에 참가할 전력이 갖춰졌는지 구단도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무조건 나가는 것에 들떠있는 것보다는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겨울에 얼마큼 준비해서 나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사진=프로축구연맹
Q. 리그 우승만 바라보고 울산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기적인 비전이 있을 것 같은데, 선수들의 노쇠화에 대한 우려가 따르고 있다. 향후 개선할 방향이 있는지

구단이 계획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나이 많은 선수는 나이 많은 대로 장점이 있고 역할이 있다. 구단이 미래를 준비할 것이다. 지금까지 팀을 이끌면서 선수들의 노쇠화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우리가 90분 동안 얼마든지 경기를 통제하고 지배하고 실점률도 적었다. 평균 10~11㎞ 가까이 뛴다. 하이 스피드를 유지하는 능력 또한 능력치가 높았다. K리그에서 선수들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기에 생각 수준, 직업 정신 등 연령보다는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팀에는 그런 선수들이 더 필요하다.

Q. 이번 시즌 조현우 골키퍼의 활약이 도드라진다.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데

충분히 자격이 있다. 조현우 선수의 선방 능력이 일상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 특별한 일이 아니라 모든 경기에는 어려움이 있는데, 그 어려움이 왔을 때 훌륭하게 잘 하는 것을 보여줬기에 팀에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주므로 팀 전체 수비가 조현우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많이 애를 썼다. 공격수부터 수비수까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생각한다.

[울산=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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