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재영]김도 연어도 육지에서 키우는 ‘씨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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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70%를 자랑하는 절대 강자 품목이 있다.
메모리 반도체부터 떠올리겠지만 수출 효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 역시 그렇다.
동아시아를 제외하곤 '검은 종이(black paper)' 취급을 받던 김은 최근 들어선 '슈퍼푸드'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처음으로 연간 1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벌써 9월에 수출 1조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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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물김의 연간 생산량은 50만∼60만 t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생산량을 늘리기가 만만치 않다. 근해엔 김 양식장을 추가로 설치할 해역이 마땅치 않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수확량이 감소하는 것도 걱정이다. 이미 일본은 김 생산량이 반토막 났는데 남의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수온이 낮은 먼바다에서 김 양식이 가능한지 연구 중이다. 아예 밭에서 채소를 키우듯 뭍에서 김을 양식하는 육상 양식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육상 양식은 바다와 비슷한 환경의 양식장을 육지에 만들어 원초를 키우는 방식이다. 해상에서는 수온이 5∼15도인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만 수확할 수 있지만 육지에선 사계절 가능하다. 기후변화 걱정도 없고 김에 생기는 기생병 질병인 갯병도 예방할 수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풀무원은 충북 오송에서 김 육상 양식을 위한 실증 실험을 하고 있다. ‘바이오리액터’라고 부르는 부피 9㎥의 수조 3개에서 매달 10kg의 김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밖에도 광물 성분이 풍부하고 수온이 안정적인 제주도 용암해수를 활용하는 등 땅에서 김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육상 양식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은 김뿐이 아니다. 수산물 수입액 1위인 연어를 실내 양식장에서 키우려는 연구도 한창이다. 부산시수산자원연구소는 최근 대서양 연어 양식에 성공했고, 앞으로 연간 약 500t의 연어를 생산할 계획이다. 충남 당진에선 벼를 키우던 간척지에 연어 양식장을 조성해 양식을 시작했다. 10마리 중 9마리를 수입에 의존하는 새우도 요즘엔 수조에서 키우고 있다. 미생물로 수질을 정화하는 ‘바이오플록’ 기술을 활용한다.
▷해산물을 육상, 특히 실내에서 양식하려면 각종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수온과 염도를 실시간 확인하고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종하는 스마트 양식 시스템을 구축한다. 수질 센서, 영상분석 장비, 자동 먹이 공급 장치 등 첨단 장비들과 유기적으로 연동된다. 노동집약적 산업인 어업을 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것이다. 바다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씨팜(Sea Farm)’의 꿈이 바다는 물론 육지에서도 영글고 있다.
김재영 논설위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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