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명태균 녹취록 공방…여 "법적 문제 없어" 야 "윤, 직접 해명하고 책임 져야"
유상범 "당선인 시절 선거법 저촉 대상 아냐…의견 개진은 문제 안돼"
강승규 "윤 대통령-명태균 녹취, 편집 조작 흔적 있어"
박찬대 "공천 지시한 적 없다는 대통령실 해명 황당무계한 궤변 "
이소영 "대통령이든 대통령실이든 잘못된 해명에 사과해야"
[서울=뉴시스] 이재우 김경록 한재혁 기자 = 여야는 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것을 두고 하루종일 격한 공방을 계속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5월9일 명씨와 통화가 이뤄져 공직선거법 등 법적 문제가 없다고 옹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명이 없으면 혐의를 인정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 본관에서 국정감사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명씨의 녹취록과 관련해 "법률적으로 문제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1차적으로 법률적 문제는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말한 것으로 안다. 현재 당의 입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법사위원들은 해당 녹취록이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인 5월9일 이뤄진 것이라 공무원으로 규정되지 않기 때문에 법 위반 소지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추 원내대표는 "저는 개인적으로 크게 동감한다"며 "법률적으로 문제 없는 부분이고 녹취도 일부 짧게 나온 상황이라, 전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가 아직 어렵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서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2022년 5월9일 윤 대통령은 공무원의 당내 경선 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상 저촉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공관위에 의견을 개진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단순한 의견 개진은 법률 위반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법을 거짓말로 덮을 수 없고 불법으로 정권을 유지할 수도 없다"며 "공개된 육성 당사자인 윤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말처럼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검사 시절 가졌던 시각으로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만일 대통령의 적절한 해명이 없다면 윤 대통령이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시 윤석열 당선인이 명 씨에게 공천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서도 "황당무계한 궤변"이라며 "공관위 보고를 받고 공천 지시를 내린 당사자가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라는 뜻인가"라고 되물었다.
여야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취를 두고 충돌했다.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명태균씨 사건이 불거진 이후 대통령실 입장을 보면 10월8일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했다"며 "적어도 경선 이후에 통화 안했다는 사실은 거짓말이었던 것이 맞지 않냐"고 물었다.
같은당 이소영 의원은 "대통령실의 (10월8일) 해명을 보고 국민은 누구라도 당선 이후에는 완전히 연락이 끊긴 관계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잘못 말씀하셨든 대통령실이 잘못 해명을 하셨든 이 부분은 국민에게 사과를 하셔야 되는 부분이다. 오인을 유발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기억에 의존해서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선 무렵 관계를 끊었는데 취임식 전날 축하전화를 짧게 받은 게 전부다"며 "사과할 정도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육성 녹음에서) '당이 말이 많다'고 한 것은 '안 도와주겠다'는 얘기다. 만약 공천에 개입했다면 이번에 김 전 의원이 공천 받아야 한다"며 "모든 부분들을 오로지 대통령 탄핵시켜서 권력 찬탈하겠다는 데 뜻을 모아서 하다 보니까 벌어진 민주당의 역대급 해프닝, 민주당의 엄청난 헛발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대통령 발언을)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공천 개입이다, 선거개입이라고 규정짓고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이 모든 것이 취임 이후 2년 동안 계속된 '대통령 죽여서 당대표 살리자'는 야권의 정치 캠페인의 맥락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같은당 강승규 의원은 배명진 숭실대 교수가 속한 '소리규명연구소'의 감정결과를 언급하며 "공개된 녹취록은 증거로써 가치가 상실된다, 편집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천 개입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뭔가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이상한 녹취록 하나 갖고, 지금도 그것이 조작된 흔적까지 보이고 있다. 이걸 가지고 하루 종일 떠들어야 하냐"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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