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왜성 옆 고층 아파트?…유적 훼손 논란
[KBS 부산] [앵커]
임진왜란 당시 조성된 구포왜성 인근에 공원과 함께 아파트를 짓는 '민간 공원 특례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최근 부산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를 7번 만에 통과해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유적 훼손은 물론 경관을 해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임진왜란 당시 왜적이 만든 구포왜성입니다.
국내에 얼마 남지 않은 일본식 성으로 비교적 형태를 잘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습니다.
1972년 '부산시 기념물'로 지정됐습니다.
구포왜성이 있는 덕천공원은 2017년부터 '민간 공원 특례 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민간사업자가 전체 9만 5천 제곱미터 가운데 70% 이상은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는 아파트 등으로 개발하는 겁니다.
부산시 국가유산위원회는 2019년부터 모두 6차례에 걸쳐 개발안 심의를 '부결'했습니다.
구포왜성이 지형을 이용해 만든 유적이어서 지형을 절개하면 유적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 섭니다.
그런데 지난 9월 7번째 심의에서는 문화 유산 보존 정책을 검토하고, 사업 예정지 시굴 조사 등을 시행하는 조건으로 가결했습니다.
3천6백 제곱미터의 터에 최고 35층짜리 3개 동, 350여 가구를 짓겠다는 계획입니다.
애초 사업자가 제시한 계획보다 터는 절반 이상 줄었지만, 오히려 층수는 2배 이상 높아지고 가구 수도 50% 이상 많아졌습니다.
[이동흡/부산시 공원도시과장 : "건축 공사비가 요즘에 거의 배 가까이 올랐고요. 그다음에 금리도 올라갔기 때문에…. 사업자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건축 연면적을 조금 늘릴 수밖에 없어서 세대 수는 조금 늘어나는 구조로 일단 잡았습니다."]
이 때문에 유적은 물론 경관 훼손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5년 동안 부결한 사업을 기한 만료 8개월여를 앞두고 사업이 무산될까 서둘러 가결시킨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경철/부산대 고고학과 명예교수/전 부산시 국가유산위원장 : "유적 파괴를 부산시가 부추기는지 그것도 이해가 안 되는 거죠. 문화재 위원들이 파괴를 스스로 파괴에 앞장선다는 것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부산시는 건물 높이 타당성 여부를 추가로 검토하는 한편, 건축 심의 등에서도 높이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영록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조양성
김영록 기자 (kiyur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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