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K리그1 3연패①]구단 최초로 선수·감독 모두 우승한 김판곤
조광래·최용수·김상식·홍명보 이어 5번째 '선수·감독' 모두 우승
시즌 도중 홍명보 감독 떠난 친정팀 울산 부임해 3연패 달성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김판곤(55) 감독이 프로축구 울산 HD 구단 최초로 선수와 지도자로 K리그 최상위 리그 정상에 올랐다.
울산은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파이널A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승점 68이 된 울산은 잔여 2경기를 남기고 2위 강원(승점 61)과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5번째 별이다.
울산의 리그 3연패를 지휘한 건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김판곤 감독이다.
말레이시아 대표팀과 결별한 김 감독은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홍명보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7월28일 울산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외에서 지도자로 활동해 온 김 감독이 K리그 무대에서 정식 사령탑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진주 출신인 김 감독은 1992년 울산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해 1996년까지 울산에서 뛰다가 1997년 전북 현대로 이적한 뒤 한 시즌만 뛰고 축구화를 벗었다. K리그 통산 기록은 39경기다.
울산에선 1996년 팀의 정규리그 첫 우승을 함께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김 감독은 1998년 중경고 감독을 맡다가 2000년 홍콩으로 무대를 옮겨 활동하다 2005년 K리그 부산 아이파크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이듬해 감독 대행을 맡기도 했다.
김 감독은 2008년 12월 다시 홍콩으로 가 사우스 차이나 클럽의 사령탑을 맡았고, 이후 홍콩 대표팀과 홍콩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함께 지휘했다.
홍콩 생활을 정리한 김 감독은 2018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을 맡아 행정가로 변신해 파울루 벤투 감독을 선임했다.
2022년 1월 축구협회를 떠난 뒤에는 말레이시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활동하다 홍 감독이 떠난 친정팀 울산 지휘봉을 잡고 K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리그와 코리아컵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결승 진출을 목표로 했던 김 감독은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이뤘다.
코리아컵도 11월3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ACEL에서만 3연패로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시즌 도중 수장이 떠난 뒤 선두 자리를 빼앗긴 울산을 이어받은 김 감독은 26라운드 대구FC와의 데뷔전에서 행운의 자책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29라운드 포항과의 '동해안더비'에서 난타전 끝에 5-4로 승리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30라운드에서 강원을 2-0으로 꺾고 부임 후 11라운드 만에 리그 1위로 올라섰다.
그 사이 코리아컵 4강전에선 천적이었던 광주FC를 상대로 합계 스코어 3-2로 앞서며 4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리그 선두를 탈환한 뒤에는 큰 흔들림 없이 강원, 김천 상무의 추격을 뿌리치며 3연패를 달성했다.
울산 구단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정규리그를 우승한 건 김판곤 감독이 최초다.
김 감독은 울산 구단 역사상 최초의 울산 선수 출신 사령탑인데, 울산에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건 처음이다.
K리그를 통틀어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건 조광래, 최용수, 김상식, 홍명보에 이어 5번째다.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큰 변화보다 안정에 중점을 뒀다. 홍 감독 체제에서 꾸려진 선수들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두꺼운 선수층을 적극 활용했다.
올여름 무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와 A매치 기간 핵심 선수들의 차출에도 울산이 꾸준함을 보였던 배경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자신에게 영감을 준 지도자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감독을 꼽는다.
실제로 그는 전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구단을 관리하는 부분에서 퍼거슨을 많이 닮았다. 그리고 이는 수장을 잃고 헤매던 친정팀을 다시 일으켜 리그 정상에 세운 원동력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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