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취약지일수록 소멸 위험 높아…‘의료 자치’ 강화해야”

진희정 2024. 11. 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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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수개월째 계속되는 의정 갈등은 정부가 올 초 내놓은 지역 필수의료 확충 계획이 발단이었습니다.

그 실행 방안의 하나인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가 큰 건데요.

의정갈등 9개월 만에, 사안의 본질인 지역의료정책을 심도있게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진희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급병원부터 1차 의료기관까지, 의료 최일선 전문가들이 모였습니다.

의정갈등 장기화 속에 열린 대한의학회의 학술토론 주제는 지역의료정책.

참가자들은 특히, 지방소멸이 지역 공공의료 붕괴와 맞닿아있다는 데에 주목했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충북대의대 박종혁 교수는 충북의 의료취약지수와 인구소멸지수 관계를 따진 결과, 강한 상관관계를 의미하는 -1에 근접한 -0.95가 도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충북의 지역별 분만·소아·응급분야 의료 취약 정도는 지역소멸 위험 수준과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박 교수는 지역 의료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수도권으로의 환자 유출로 이어지고, 다시 지역 의료기반이 무너지는 악순환의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한해 충북 의료기관에 지급된 급여비가 충북에서 걷힌 건강보험료보다 450억 원 가량 적은 건, 그만큼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종혁/충북대 의대 예방의학 교수 : "의료 취약지일수록 인구 소멸 위험도가 높고, 인구 소멸위험도가 높을 경우에는 의료 취약지역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지역의 정주여건이라든지 이런 것들에 '보건의료'가 굉장히 중요하다."]

참석자들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지역의 보건의료문제를 자치단체와 지역병원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정부의 필수의료 재정 지원 권한을 지역에 대폭 위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강준/보건복지부 의료개혁총괄과장 : "지역의료발전기금을 만들어서 안정적인 재원 체계를 만들고, 지역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법률을 입법화하는 작업들을 국회랑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 중심으로, 지역이 주도해서 지역을 변화시킬수 있는 그런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또 의료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세부 정책 마련과 정책을 지속할 구체적인 예산 지원 방안이 주요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KBS 뉴스 진희정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김선영·오은지

진희정 기자 (5w1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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