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팔았는데 돈 내놓아라”?…한 수입차 딜러 업체의 ‘황당한 손실 보전’ [제보K]

[앵커]

자동차 판매사원이 중고차를 팔았는데 회사로부터 돈을 받긴커녕 오히려 돈을 내고 있다면 잘 이해가 안 되는 일이죠?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단 제보가 저희 KBS에 들어왔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 지 배지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유명 수입차 공식딜러 업체 소속 중고차 판매사원인 A 씨.

시승용 차량을 중고로 팔 때마다, 오히려 회사에 개인 돈을 냈습니다.

[A 씨/해당 업체 판매사원/음성 변조 : "회사가 우리를 상대로 약간 빚놀이 하는 것처럼…. 이달에는 뭐, 뭐, 뭐 정리하자…."]

이런 일은 5년 동안이나 반복됐습니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판매사원들은 딜러업체가 사온 시승차를 중고로 되팔아야 하는데, 애초에 매입가가 시세보다 높아 팔아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런데 딜러 업체가 이 손해를 판매사원에게 떠넘긴 겁니다.

[B 씨/해당 업체 판매사원/음성 변조 : "(회사 지정 매입가가) 5,000만 원인데 지금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은 4,800만 나면 저희가 (부담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판매사원들이 손해액 보전을 위해 업체에 낸 돈은 수억 원대에 달하는 거로 알려졌습니다.

[C 씨/해당 업체 판매사원 : "내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거지 내가 회사에다 돈 주려고 일을 하는 거냐…."]

근로자의 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가 업무상 발생한 손해를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김상연/변호사/법무법인 여는 : "(만약 근로자 과실이 있어서) 손해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하는 것이지…. 사용자라는 이런 권력 관계를 이용해서 일방적으로 전가해서는 안 된다…."]

해당 딜러 업체 부사장은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앞으로 손실액을 판매사원이 보전하라는 지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체 측은 "당시 운영방식이 영업사원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손실분은 회사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혀왔습니다.

하지만 판매사원이 이미 낸 돈을 돌려줄 계획이 있느냐는 KBS의 질의엔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강현경/영상편집:양다운/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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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