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떼 야구' 마운드의 힘 보여준 대표팀…쿠바 무실점 봉쇄

문동주·손주영·원태인 선발 줄부상 속 '불펜의 힘' 입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출격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의 가장 큰 고민은 마운드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든든하게 대표팀 에이스 노릇을 한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부상 여파로 대표팀 합류가 무산되면서 선발진 줄부상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왼손 강속구 선발 투수 손주영(LG 트윈스), 대표팀 우완 에이스로 점찍었던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은 각각 소속팀의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다쳤다.

프리미어12 조별리그는 6개 국가가 각각 5경기씩 치르는 풀리그 방식으로 치러진다.

한국 대표팀은 13일부터 18일까지 6일 가운데 휴식일은 17일 딱 하루뿐이라 선발 투수가 최소 4명은 필요하다.

그래서 임찬규(LG)를 대체 선수로 긴급하게 수혈했지만, 여전히 마운드는 류중일호의 풀지 못한 숙제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국의 벌 떼 마운드는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한국 대표팀은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결과보다 중요한 건, 투수진의 투구 내용이다.

이날 8명의 투수가 등판한 한국은 9이닝을 3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봉쇄했다.

선발로 등판한 곽빈(두산 베어스)은 2이닝을 던져서 1피안타 몸에 맞는 공 1개로 무실점을 남겼다.

직구 최고 시속은 150㎞로 힘이 넘쳤고, 단 16개로 2이닝을 막을 정도로 쉽게 타자와 상대했다.

곽빈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간 신인 김택연(두산)은 투구 수 12개 가운데 직구만 10개를 던지는 공격적인 투구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4회 등판한 유영찬(LG)도 단 9개의 공으로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이후에도 한국 투수들의 호투가 이어졌다.

이영하(두산)는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김서현(한화)은 이날 등판한 한국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시속 155㎞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을 출루 없이 땅볼 3개로 막았다.

강속구 투수 김서현 다음으로 7회를 지킨 김시훈(NC 다이노스)은 최고 시속 143㎞로 공은 빠르지 않았지만, 포크볼을 앞세워 무실점 행진을 이었다.

8회 등판한 조병현(SSG 랜더스)은 딱 9개의 공만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처리했고, 이날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등판한 박영현(kt wiz)은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답게 9회를 깔끔하게 지웠다.

한국 대표팀은 2일 쿠바와 2차전에서는 이날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았던 투수들을 내보내 컨디션을 점검할 계획이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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