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같은 장소-폭우 속 울었던' 울산, 이번엔 '푸른 파도' 앞에서 웃었다[울산 K리그 3연패]

김성수 기자 2024. 11. 1.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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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같은 장소, 같은 폭우 속에 울었던 울산 HD가 이번엔 동일한 조건 속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2019년 K리그1 최종전이 열린 비 오는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포항이 울산을 4-1로 대파하고 전북이 강원을 잡으며, 내내 리그 1위를 지키던 울산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주게 됐다.

울산은 이 시즌을 시작으로 전북에 3년 연속 최종전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무르는 늪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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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5년 전 같은 장소, 같은 폭우 속에 울었던 울산 HD가 이번엔 동일한 조건 속에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역전 준우승에서 리그 3연속 우승이라는 상반된 결과를 내며 트라우마를 완전히 지웠다.

폭우 속에서 우비를 입고 울산을 응원하는 팬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은 1일 오후 7시30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강원FC와 홈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울산은 이 승리로 승점 68점에 올라 리그 2경기를 남기고 승점 61점의 2위 강원에 7점 앞서 조기 우승을 거머쥐었다. 구단 통산 5번째 K리그1 우승(1996, 2005, 2022, 2023, 2024)이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3시즌 연속 우승이다.

전반 35분 울산의 오른쪽 스로인 이후 고승범이 오른발로 문전에 툭 넘긴 것을 루빅손이 가슴으로 잡아놓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강원의 골망을 갈랐다. 주심과 VAR실이 루빅손의 핸드볼 파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무려 8분이나 리플레이를 돌려보고 소통했지만 결국 골이 인정되며 울산이 1-0으로 앞섰다.

후반전에 들어선 울산은 우승에 더욱 다가가는 쐐기골을 터뜨렸고, 그 주인공은 주민규였다. 후반 8분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패스를 이청용이 오른쪽에서 받았다. 이후 이청용이 문전에 낮게 보낸 크로스를 주민규가 가볍게 왼발로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물론 강원도 우승 경쟁팀답게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후반 14분 울산 박스 앞 왼쪽에서 유인수의 패스를 받은 이상헌이 먼 포스트로 감아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대를 맞고 골문 안에 들어갔다. 강원의 1-2 추격.

하지만 지키면 우승인 울산이 결국 한 골의 리드를 끝까지 유지하며 구단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다.

ⓒ연합뉴스

울산은 본래 홈경기장인 문수축구경기장의 잔디 문제로 인해 강원전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치러야 했다. 이날 폭우까지 쏟아져 울산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2019년 K리그1 최종전이 열린 비 오는 울산종합운동장에서 포항이 울산을 4-1로 대파하고 전북이 강원을 잡으며, 내내 리그 1위를 지키던 울산이 마지막 라운드에서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주게 됐다. 2019시즌 종료 당시 현대가 두 팀이 승점 79점으로 동률인 상황에서 전북(72골)이 울산(71골)에 다득점에서 1골 앞서면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울산 골키퍼였던 김승규의 스로인 실책이 포항의 쐐기골로 이어진 것이 뼈아팠다. 울산은 이 시즌을 시작으로 전북에 3년 연속 최종전 역전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머무르는 늪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해당 경기가 언급됐다. 윤정환 강원 감독은 "잘 준비했다. 아무래도 비가 변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울산이 2019년에 이곳에서 역전 준우승을 당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물론 축구는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붙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지 김판곤 울산 감독은 "나는 잘 모르는 얘기다. 짐이 될 만한 생각을 굳이 할 필요는 없다. 내일의 새로운 역사가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연합뉴스

결국 5년 전처럼 치열하게 벌어진 우중 혈투는 울산의 해피엔딩으로 완전히 다른 결말을 맞이했다. 아픈 역사 대신 찬란한 왕조가 기억되길 바라며 궂은 날씨에도 울산을 응원하러 우비를 입고 온 팬들의 '푸른 파도' 앞에서 울산의 리그 3연패가 완성됐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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