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명태균 녹취에 침묵... 친한계 “뭘 알아야 대응하지”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음을 공개하며 “윤 대통령이 공천에 개입한 게 확인됐다”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일에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 대표는 그동안 명씨 논란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엄정 수사 등을 요구해왔다. 그런 한 대표가 이틀째 침묵을 이어가자 국민의힘에선 야당의 추가 폭로 가능성 등 사태 추이를 점검하면서 대응 방안 모색에 들어간 것이란 말이 나왔다.
한 대표는 평소 당 지도부 회의나 현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해왔다. 그러나 전날 오전 민주당이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 녹음 파일을 공개한 직후,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국회 당대표실로 들어갔다. 한 대표는 그날 공개 언급은 물론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런 흐름은 1일에도 이어졌다. 한 대표는 이날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모처에서 정국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가 ‘윤·명 통화’를 둘러싼 윤 대통령 공천 개입 논란이 커지는데도 침묵하는 것을 두고 여권에선 “일단 사건의 전모 파악이 안 됐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취임 하루 전날 명씨와 전화를 하게 된 경위를 비롯해 민주당이 전날 폭로한 게 통화 내용 전부인지, 추가 통화가 존재할 가능성, 명씨와 김건희 여사 간 통화 가능성 등 뭐가 더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 아니냐”라며 “한 대표가 일단 시간을 갖고 사태의 얼개를 파악해야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지난 9월 명태균씨 사태가 처음 불거진 이후 명씨를 “협잡꾼”이라 규정하고 원칙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후 한 대표 측에선 대통령실 참모 라인을 통해 “대통령 내외와 명씨 관련 내용을 알려주면 당에서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뭘 알아야 대응할 텐데 대통령실에서도 이렇다 할 내용을 알려주는 게 없다 보니 선뜻 대응하고 나섰다가 추가 폭로가 나올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일단 사태 파악에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일단 주말까지 사태 파악을 거쳐 다음 주 초 언론에 명씨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는 명씨와 아무런 연관이 없어 이 이슈에서 자유로운 편”이라며 “여러 리스크 요인을 판단하고 원칙 대응 방침을 밝히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