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정년이' 흥행, 속 쓰린 MBC?
MBC 방영 예정이던 '정년이' tvN으로, MBC는 함구 분위기
4.8%로 시작한 '정년이' 중반부 넘으며 13.4%까지 기록
화제성 조사에서도 1위 기록 중 "2024년 대작 사이즈"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12부작인 tvN '정년이'가 지난달 27일 6회를 방영, 극의 중반부를 넘은 가운데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2일 '정년이'의 첫 화는 4.8%(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했지만 2회부터 8.2%로 뛰었고 3회는 9.2%, 4회는 12.7%를 기록했으며, 5회는 10.2%, 6회는 13.4%를 기록했다.
시청률과 함께 화제성도 높다. 화제성 조사 기업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10월 셋째주(10월14일~10월20일) 분석 리포트를 살펴보면 TV와 OTT 포함 드라마 화제성이 가장 높았던 프로그램이 '정년이'다. 2위가 SBS의 '지옥에서 온 판사', 3위는 MBC의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4위는 ENA '나의 해리에게', 5위는 JTBC '정숙한 세일즈'였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정년이'와 관련해 “2주 연속 화제성 순위 1위에 올랐으며 뉴스, SNS, 동영상, 출연자 부분 등 전 부분에서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10월 셋째주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김태리 1위, 신예은 3위, 정은채 6위, 라미란 12위 등으로 '정년이' 출연자들이 대거 순위에 올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은 '정년이'에 대해 “24년 대작(XL) 사이즈의 화제성을 기록하는 중”이라며 “남은 회차에서 연기력 등 출연진 긍정 반응이 더해지는 것이 관건”이라 전했다.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기 때문에 이미 스토리 라인이 탄탄하다는 점, 연출력이 검증된 제작진, 주연 배우들 역시 오랜 시간 '정년이' 연기를 위해 노력을 바친 만큼 후반부에서도 높은 화제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정년이'는 방영 전 편성 변경으로 인한 MBC와의 갈등이 드러나 제작발표회까지도 우려가 많았던 작품이다. 제작사들은 2020년부터 웹툰 '정년이' 영상 제작을 기획해왔고 2022년 정지인 MBC 감독을 섭외하면서 2022년 11월 MBC에 편성 및 드라마 제작비 등을 정식 제안했다.
하지만 2023년 5월 말 MBC와 제작사와의 제작비 조건에 따른 갈등이 시작됐다. 2023년 9월 제작사들은 스튜디오드래곤에 편성을 제안했고 10월부터 촬영이 시작되었다. 당시 MBC는 법적조치를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정지인 PD는 MBC를 퇴사하고 '정년이'는 tvN 방영이 결정 되었다.
MBC는 방영 직전 '업무상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계약교섭의 부당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면서 제작사 재산에 가압류를 신청했다. 법원은 9월10일 가압류 신청을 인용했다. MBC 측은 자사가 이미 몇 년 전부터 캐스팅과 기획, 장소 섭외 등을 진행했는데 제작사들이 이를 이용해 드라마를 제작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주연인 김태리 배우를 캐스팅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MBC측은 '정년이'와 관련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MBC 측은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면서도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정년이' 제작사들이 제작사 입장을 내면서 MBC를 비판하는 내용이 포함된 보도자료를 낸 이후에도 이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 MBC 측은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는 것 외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업계에선 MBC가 후회하고 있을 것이라는 반응과 '정년이'의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tvN이 높은 인기에도 수익을 내긴 어려울 것이란 반응이 엇갈린다.
앞서 '정년이' 제작사들(스튜디오N, 매니지먼트mmm, 앤피오엔터테인먼트)은 9월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년이'는 제작사들의 주도하에 모든 비용을 부담하여 기획개발한 작품이며 △MBC는 촬영이 임박한 시점까지도 제작사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협상을 지연하여 제작사가 어쩔 수 없이 불합리한 MBC의 조건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으며 △결국 제작사들은 MBC와 제작비에 대한 합의점을 단 한번도 찾지 못했고, MBC는 촬영 시작 20일 전이 되어서야 다른 채널로 가볼 수 있으면 가라고 하여 제작사들은 한달 이상의 촬영 연기를 감수하고 다른 플랫폼으로 옮기게 되었으며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사들은 거대 방송사의 심기를 건드릴 수 없어서 MBC가 내부에서 쓴 비용이 있다면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MBC는 오랜 시간 동안 비용에 대한 내역도 밝히지 않고 면담 요청도 거절하더니, '정년이' 방영을 앞둔 시점에서 법적 소송을 제기하여 악의적으로 작품에 흠집을 내려고 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실제 촬영 결과 '정년이'는 MBC에서 제안한 제작비보다 훨씬 많은 제작비가 소요되었다”며 “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열정과 노고가 담긴 작품 '정년이'가 오롯이 작품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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