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천 들추자…"어머니인 줄 몰랐어요" 시신 이송한 구급대원 '오열'

병원으로 약 2㎞를 이송한 시신이 자신의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알아챈 아베드 바르디니가 오열하고 있는 모습/사진=AP 통신 갈무리

한 팔레스타인 구급대원이 시신을 이송하던 중 자신의 어머니가 사망자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오열했다.

지난 31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출신 구급대원 아베드 바르디니는 자신이 병원으로 이송하던 시신 3구 중 하나가 자신의 어머니 사미라 바르디니(61)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오열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0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마가지 난민촌을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 2명과 그 근처에 있던 사미라가 사망했다. 이 외에도 10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장에 출동한 아베드는 흰 천에 싸인 어머니의 시신 들것에 태운 뒤 구급차에 실고 2㎞ 정도를 이동했다. 이후 알아크사 순교자 병원에 내린 뒤 시신을 확인하려 천을 들춘 아베드는 무너졌다.

그는 "오 맙소사, 제 어머니가 분명해요! 이 시신이 어머니인 줄도 몰랐어요"라며 오열했다. 이후 머리를 감싼 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베드의 동료들은 그를 위로한 뒤 병원 주차장에서 장례 기도를 드렸다. 이후 아베드는 어머니를 묻기 위해 구급차로 시신을 옮겼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이번 공습에 대한 즉각적인 언급을 피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보복으로 인해 가자 지구에서 4만30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여성과 어린이였다고 밝혔다.

지난 2023년 10월7일 하마스 무장 세력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200명이 사망했고 250명이 납치됐다.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은 보복에 나섰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