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자, 내일은 남자”…독일 오늘부터 성별 스스로 결정, 우려의 목소리도

생물학적 성은 남성이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여성이 되고 싶었던 에밀리 뵘.[사진 제공 =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

독일에서 14세 이상 시민이 법원의 허가 없이 자기 성별을 스스로 바꿔 등록할 수 있는 ‘성별자기결정법’이 1일(현지시간) 발효됐다.

14세 미만도 성별 변경 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법적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독일은 성별 결정을 자기 판단에 맡기는 17번째 나라가 됐다.

이날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따르면 법률 시행에 앞서 미리 접수된 성별 변경 신청이 지난 8월 한 달에만 1만5000건에 달했다.

독일 정부는 숙려기간을 두고 법 시행 3개월 전부터 신청을 받았다.

이 매체는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여성이 되고 싶었던 현재 26살이 된 에밀리 뵘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긴 금발 머리를 뒤로 묶고 양쪽 귓불에는 둥근 금색 귀걸이를 했다. 손톱에는 분홍색 매니큐어를 발랐다.

앞서 독일 정부는 의사의 심리감정과 법원 결정문을 요구하는 기존 성전환법이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반영해 지난 4월 새 법을 만들었다.

이미 유럽에서만 독일 포함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 등 20여개 국가들이 이런 흐름에 이미 동참하거나 함께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스웨덴은 1972년 전 세계 최초로 법적 성별 변경에 관한 법을 제정했다.

한편, 일각에선 사회적 혼란과 이를 악용한 범죄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과 권리도 중요하지만 절대 다수의 권리와 공공의 안전을 간과한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