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성별 직접 결정”… 독일, 성별자기결정법 1일부터 발효

8월 한 달간 성별변경신청 1만5000건 접수

독일 시민들이 자기 성별을 법원 허가 없이 스스로 바꿔 등록할 수 있는 성별자기결정법이 1일(현지시각)부터 발효됐다.

질레트가 자사 페이스북에 선보인 광고. /페이스북 질레트 영상 갈무리

독일 정부는 의사의 심리감정과 법원 결정문을 요구하는 기존 성전환법이 성소수자 인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4월 새로운 법을 만들었다.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법률 시행에 앞서 미리 접수된 성별변경 신청은 지난 8월 한 달 동안 1만5000건을 기록했다. 독일 정부는 성급한 결정을 방지하기 위한 일정 숙려기간을 두고 법 시행 3개월 전부터 신청을 받았다.

이로 인해 독일은 성별 결정을 자기 판단에 맡기는 17번째 나라가 됐다. 새로운 법은 남성·여성·다양·무기재 가운데 한 가지를 등기소에 신고하면 성별 변경이 가능하다. 성전환 수술 여부와 무관하게 성별이 여러 가지라고 등록하거나 기존 성별을 삭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새 제도가 여성·청소년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지적도 있다. 림 알살렘 유엔 특별보고관은 독일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성범죄자와 폭력 가해자의 남용을 막을 장치가 없다”며 교도소나 탈의실, 화장실 등 성별이 분리된 공간에서 폭력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했다.

좋은 성적을 위해 유리한 성별로 스포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 가운데 하나다. ‘비수술 트랜스젠더’인 미국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는 남자부에 있다가 호르몬 요법으로 여성이 되는 절차를 거친 뒤 여자부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쾰른스포츠대학의 베티나 룰로프는 “세계육상연맹을 비롯한 상당수 체육단체가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다”며 “스포츠는 결코 완전히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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