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고 참담" vs "법적 문제 없어"...여당 내 엇갈린 반응

조용은 2024. 11. 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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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통화 육성이 공개된 지 이틀째인 1일 국민의힘 내부에선 ‘부끄럽고 참담하다’는 반응과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반응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각에선 추가 녹취 공개에 대한 긴장감도 웃돌았습니다.

당내 소장파인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육성 녹음이 공개된 것에 대해 “누가 뭐래도 대통령의 육성으로 들리는 그 소리가, 그 소리 안에 공천과 관련된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들어갔다는 점에서 저는 굉장히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언제부터 우리가 대통령의 실수나 과오에 대해서 위법성 여부를 다퉈가지고 옳고 그름을 판단해야 되는 지경에 이르렀나”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은 공천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 해명을 두고 “2시간인가 3시간 만에 나왔는데 그걸 누가 믿냐”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의 이런 해명에 대해 “(저라면) 이렇게 해명한 분에게 매우 강한 질책을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명이 좀 이상하다. 대통령의 육성이 이미 나왔고 그 안에는 내가 공관위로부터 보고를 받았고 내가 그래서 김영선 얘기가 나와 있는 상황에서 해명이 공천 지시받은 적 없다는 건 육성이랑 전면 배치되는 내용이지 않냐”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그 전에도 (대통령실이) ‘언제 이후로는 (명 씨와) 연락한 적 없습니다’ 했는데 어저께 바로 한 달 만에 그 변명이 완전히 논파가 돼버린 거잖냐”며 “이렇게 그냥 한 달 만에 뒤집어질 변명을 왜 하냐는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김 의원은 “저는 굉장히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하고 눈높이에 맞는 해명이 나와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상범 의원은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2022년 5월9일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고 대통령 인수위법상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원도 아니어서 공무원 의제 규정 대상에 해당되지 않고, 공무원의 당내 경선 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상 저촉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유 의원은 이어 “공관위에 의견 개진한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의견 게시는 법률 위반이 아니니 법원 판결에 의해 명확히 확인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임이자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천개입에 대한 키워드, 그리고 키는 그때 당시 이준석 당대표와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이 쥐고 있는 것”이라며 “그 분들이 아니라는데 뭘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밝혔습니다.

한편, 당내 지도부 두 명 모두 묵묵히 상황을 주시했습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침묵을 지켰습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주말 동안은 조용히 있을 것 같다”며 “친윤계처럼 똑같이 방어만 하진 못하겠지만 민주당의 부당한 공격은 막아내는 식으로 다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통화 육성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통화 녹음 관련해 긴급 의원총회를 열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 건 하나만 위해서 의총을 빨리 열어야겠다는 건 조금 더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일각에선 녹음 파일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한편 추가 폭로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습니다.

강명구 의원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등의 국정감사에서 “어제부터 (민주당이) 막가파식 폭로 일삼는 것 같은데 오늘 국감장에서 또 뭔가 녹취를 튼다고 한다”며 “칼이 벴다고 배 따고 들어와 사람 죽이는 것 아니다. 이건 민주당식 정치공작 폭력”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이게 어떻게 녹음된 건지, 제3자 녹취를 한 건지, 어떻게 제보가 됐는지, 어떻게 녹음이 되고 어떻게 유촐돼 민주당 손에 들어간 건지에 대해 나중에 소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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