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장애를 넘어선 모두의 예술"…모두예술극장 개관 1주년

송재윤 작가 2024. 11. 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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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우리나라의 첫 장애예술 표준 공연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모두예술극장'이 개관 1주년을 맞았습니다.


장애가 있어도 쉽게 문화예술을 즐기고 직접 예술가로 성장할 수도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요.


장애예술인 지원의 의미와 과제 모두예술극장 오세형 극장운영부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부장님 어서 오세요.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저희가 개관할 때도 보도를 했는데 1년 만에 또 뵙습니다.


모두예술극장이 국내 첫 장애 예술 표준 공연장으로 의미 있는 출발을 했는데, 먼저 어떤 특징이 있는 공간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먼저 시설이 가장 특징적이고요, 그다음에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장의 모든 곳이 무단차 공간으로 조성이 됐습니다.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지하철이나 버스가 직접 연결되는 공연장을 만들었고요.


보통 이동약자 휠체어를 타신 분들이나 좀 걷는 데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은 객석은 구비돼 있으니까 공연장에 가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배우나 무용수의 경우 무대는 조금 들어가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공연장은 일단 무대뿐만 아니라 연습실 그다음에 화장실 그다음에 분장실 그다음에 주차장과 같은 것도 편리하게 연결되도록 접근성을 개선을 해서 시설을 만들었습니다.


더 자세하게 보면 분장실에서 휠체어를 탄 무용수가 공연이 끝나고 샤워할 수 있는 시설 거의 없거든요, 이제 그런 것도 구비를 했고요.


무대 스텝 같은 경우에도 좀 이동이 불편하신 분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조명, 음향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무단차 조정실 등을 저희가 갖췄습니다.


그리고 이제 서비스 측면에서 보면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들은 사실 콘텐츠를 접근할 수 있는 접근성 서비스가 필요한데요.


예를 들면 음성해설, 수어 통역, 터치 투어 같은 그런 접근성 프로그램을 공연마다 제공하려고 하고 시각장애인 관람객이 오실 경우에는 이동 안내를 해드리는 접근성 매니저도 직원으로 상주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마디로 모든 공간의 벽과 턱을 없앤 무장애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모두 예술극장이 지난주에 개관 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동안 또 어떻게 운영해 오셨는지도 궁금한데요.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네, 많이 바빴습니다.


10여 편이 넘게 기획 공연도 해왔고요, 공연장 대관도 금년에 시작을 했습니다.


사실 장애인 관객이 얼마나 오실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요.


관람객 중에 한 8% 정도가 장애인 관람객이 오셨습니다.


100분이 오시면 8분 정도가 오시는 거니까 사실 적지 않은 비중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려고 제작도 하고 해외에서 검증된 공연도 가져와서 초청 공연도 했고요.


다행히 장애인뿐만 아니라 공연예술계, 비평가 그리고 전공하는 학생분들 언론사에서도 모두예술극장의 공연이 궁금하다면서 많이 찾아와 주셨고요, 대부분의 기획 공연이 매진되기도 했습니다.


공연장 시설에 대한 호평도 전해져서 많이 찾아오셨는데요.


그래서 대관 문의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금년 하반기부터는 사실 공연장이 쉬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가동이 되고 있고요.


다양한 공연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지만 장애예술에 대한 경험을 많이 축적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모두예술극장의 아주 중요한 운영 취지 중의 하나가 장애 예술인들의 전문성을 키워주자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창작과 제작 과정에 어떤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기존의 제작하고 크게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면 연극이나 뮤지컬을 만들 경우에 저희는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을 고려해서 수어 통역, 음성해설, 터치 투어, 터치 투어는 생소할 수도 있지만 만져보면서 하는 투어를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전에 자막 서비스 같은 접근성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마지막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제작 중간에 투입이 돼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공연과 잘 어우러질 수 있고요.


이런 지원이 일반적인 제작에서의 접근성 지원이라고 볼 수 있고요.


좀 특별한 경우도 있었는데, 저희가 다운증후군을 가진 여성의 사랑과 출산을 다루는 '젤리피쉬' 우리말로 해파리라는 공연을 했는데요.


이 여배우가 굉장히 사랑스럽고 발랄하고 재능도 굉장히 많은 배우였습니다.


그런데 대사량이 너무 많고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보니까 항상 긴장되어 있고 실수를 좀 많이 했습니다.


대사 외우는 것도 굉장히 힘들어 했고요.


그래서 발달장애인을 잘 이해하는 스텝을 넣어서 창작조력자라는 이름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이해를 돕는 그런 제작 과정을 강화를 했고, 그리고 대사를 이제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긴장하다 보니까.


그래서 프롬프터도 공연에 투입해서 공연 대사를 알려주는 그런 식으로 공연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여배우가 개성을 굉장히 잘 살리는 연기를 했고요, 열연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관객 반응도 굉장히 뜨거웠고 좋았습니다.


이렇게 제작 과정에서도 맞춤형으로 적절한 인력과 과정을 설계해서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저희가 본격적으로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맞춤형 지원 정말 의미 있는 과정이었던 것 같은데요.


사실 아주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는 있지만 아직도 좀 가야 할 길이 있지 않겠습니까?


전체 예술공연계에 어떤 변화가 앞으로 더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네, 전반적으로 접근성이나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하는데요.


이런 경우가 있었습니다.


접근성을 제공하려고 수어통역사를 연극에 넣었는데 연출분께서 작품 의도와 조금 너무 다르더라, 조명을 한쪽에서 받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림이 좀 깨지고 그러다 보니까 수어 통역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또 다른 공연에서는 수어통역사가 배우랑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보니까 연기를 청각장애인이 보기가 힘들다 그러니 배우 옆에서 그림자식으로 수어를 해서 원활한 공연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게 서로 충돌되는 의견들인데 저희가 보기에는 다 타당한 의견이었거든요.


그런데 이거를 뭐가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었고요.


그래서 하다 보니까 저희가 베리어 컨셔스라는 그런 태도, 이런 것들을 도입해야겠다 이런 것들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연에 접근하기 힘든 분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것들을 배려하고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태도, 지속적으로 이걸 좀 나아지게 개선하려는 태도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시설과 환경도 중요하지만 태도의 개선으로도 이뤄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까 하반기에 지금 대관이 꽉 차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정말 다양한 공연들이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작품들이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지도 궁금한데요.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저희는 당연히 좋은 작품, 우수한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데요.


기준이 다 다르겠죠, 다만 저희는 장애와 사회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담은 작품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장애인의 경험과 이야기가 가진 그 힘과 잠재력을 발견하려고 하고요.


이것을 예술적인 목소리로 표현하려고 하는 작품 그런 것들을 발굴하고 소개시켜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비장애인이 구축해 놓은 기준을 장애인들이 따라가려고 하다 보니까 사실 조금 너무 애를 썼던 경향이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작품이 낯설 수는 있지만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이 사회를 좀 다양성 있는 시야를 열어준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예술이 원래 본래부터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장해 나가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정말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 같고요.


이렇게 정말 소중한 공간, 문화 다양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들이 앞으로 많이 늘어나야 될 텐데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오세형 극장운영부장 / 모두예술극장 

지금 서울에서는 관심이 많습니다.


다만 지방의 대도시나 이런 곳이 아직 많이 부족한데요.


장애인이 활동할 수 있는 접근성이 높은 공간이 좀 더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장애인들 집에 계시거나 복지관만 왔다 갔다 하시면 고립감이 큽니다.


사실 장애인들에게 복지나 의료, 교육 이런 혜택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가장 기본적인 거죠.


그런데 이걸 좀 넘어서 정서적인 풍요로운 삶도 굉장히 필요하거든요.


장애인의 문화적인 삶에도 관심을 가지는 지원이 늘어나야 되고요.


광역시 같은 곳에 문화센터 전시장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곳에 장애인들 시설을 조금만 개설하게 되면 오실 수 있고 활동하실 수가 있습니다.


그런 시설을 조금 같이 보완하고 활동을 촉진하는 지원을 하게 되면 장애인들의 활동이 높아지고, 지금 저희 국격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이런 포용적인 문화가 표현되는 다양성 있는 문화, 이런 것들이 필요한 사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장애인들의 활동이 우리의 국경을 표현하는 지표가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서현아 앵커 

척박한 환경에서 정말 의미 있는 첫발을 뗀 이 모두예술극장을 통해서 장애인 예술인들이 꿈을 펼치고 또 활동의 폭도 마음껏 넓혀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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