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예산을 기회·책임예산으로"…정근식 서울교육감, 첫 예산편성
[EBS 뉴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면서, 내년도 교육재정도 빠듯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시도교육청들의 예산편성에도 비상이 걸렸는데요. 이런 가운데, 서울교육청이 10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새로 취임한 정근식 교육감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예산이어서, 어떤 청사진을 담았을지, 특히 관심이 쏠렸는데요.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서울교육청 2025년 본예산
10조 8,102억 원 편성
정근식 서울교육감 첫 예산
주요 공약 일부 반영
혁신교육 계승 의지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역사교육 강조
교육예산 '삭감 압박'에
'지켜내겠다' 다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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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취재 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나와있습니다.
어서오세요.
정근식 서울교육감이 취임 이후에 처음으로 또 시의회에 나가서 시정연설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예산뿐만이 아니고 내년도 정책 방향에 대한 구상도 밝혔는데요.
어떤 내용들이 나왔습니까?
금창호 기자
정근식 서울교육감은 교육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급격히 발전하고, 학령인구는 갈수록 줄고 있는데다 사회 구성원들 사이 갈등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가장 먼저 학생들의 튼튼한 기초학력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문해력·수리력 진단검사를 활용해 학력 미달의 원인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학습 안전망을 제공하겠단 계획입니다.
학교 내 폭력을 없애겠다고도 약속했습니다.
특히, 학교폭력과 디지털 범죄에 학생들이 노출되지 않게 보호하고 교사들이 안심하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활동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안정적인 예산을 확보해서 질 높은 학교교육이 실현될 수 있게 지방교육재정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정근식 서울교육감
"학령인구가 감소하니 교육재정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국가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학생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고교무상교육 예산 지원 특례기준이나, 담뱃세의 지방교육세 일몰 등 교육예산 삭감 위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서울시교육청도 내년도 예산안을 제출했는데요.
여기에 또 정 교육감의 청사진이 담겨 있지 않겠습니까? 어떤 내용이 있었을까요?
금창호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떤 정책이든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예산이 필수죠. 정 교육감이 공약을 지키고 싶어도 돈이 없으면 실행할 수가 없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보면 내년도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올해보다 3% 가량 줄어 10조 8천 102억 원 편성됐습니다.
시의회 논의과정에서 일부 조정이 될 수는 있습니다.
사실 이번 예산안 준비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17일 취임 이후 예산을 계획해야 할 시간이 2주 정도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예산안에는 정 교육감이 선거기간 강조했던 내용들이 일부 포함됐는데요.
대표적인 게 정근식 교육감의 1호 결재 사안인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 설치입니다.
기존의 서울지역학습도움센터의 진단·지원 기능을 강화해 특히 다양한 특수요인으로 학교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돌보겠단 계획인데요.
이 센터에서는 난독·난산·경계선 지능 등 특수요인별 집중대상학년을 지정해 심층 진단하고 각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내년도 권역별 운영을 시작해 오는 2027년까지 25개 자치구마다 하나씩 센터를 설립하는 게 목표인데, 일단 내년에는 7억 5천만 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정 교육감이 많이 언급했던 게 '사실 기반의 역사교육'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서울시교육청 역사교육위원회를 설립하고 역사교육자료센터도 건립하겠다고 했는데요.
이런 역사교육 관련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내년에 2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또, 정 교육감이 힘줘 말했던 게 시민과 함께하는 학교자치였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지원청에 '서울교육플러스위원회'를 설치하고 이곳에서 학교운영위원회와 지역사회가 함께 학교 자치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1억 7천만 원을 내년에 사용합니다.
서현아 앵커
전체 규모에 비해서 이 공약 추진에 사용되는 비용은 조금은 적어 보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 또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들이 있을까요?
금창호 기자
네, 정근식 교육감은 조희연 전 서울교육감의 정책을 이어가면서 교육 현장에 큰 혼란이 없게 하겠다고 수 차례 밝혔죠.
그래서 이번 예산안에도 기존에 추진되던 정책들이 상당수 담겼습니다.
조 전 교육감은 기초학력을 강화하면서 서울형 기초학력 진단도구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서울시교육청은 문해력·수리력 평가와 도구 개발에 17억 원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또, 늘봄학교와 방과후학교운영에도 900억 원 넘게 들여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덜 예정이고요, 미래교육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디벗'으로 대표되는 스마트기기 보급도 꾸준히 이어갑니다.
기기 보급에 1천 650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또,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합니다.
이를 위해 학교폭력 예방에 36억 원,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에 27억 원을 사용합니다.
올해 세수 결손으로 교육재정도 상당히 불안한 상황인데요.
그래서 정 교육감은 남는 예산이 많은 사업과 행사성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내년도 축소된 '위기 예산'을 '기회 예산', '책임 예산'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위기 예산이지만 기회 예산, 그리고 책임 예산으로 사용하겠다, 그런데 사실 교육감이 직접 위기를 언급한 만큼 교육재정 많이 어렵습니다.
특히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두고 또 정부, 여당 교육청 간의 입장 차이도 큰 상황인데요.
정근식 교육감이 여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죠.
금창호 기자
네, 지난 2019년에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시범 실시됐습니다.
이때 전체 재원에서 국가와 교육청이 각각 47.5%를 부담하고 나머지 5%는 지자체가 내는 걸로 결정이 됐는데요.
지금까지 전체 학년 지원을 기준으로 9천억 원 가량의 예산을 국가가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특례 규정이었어서 올해로 효력이 종료됩니다.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고교무상교육을 국가와 지자체가 3년 더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을 소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켜서 여야 갈등이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갈등,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 사이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근식 교육감은 고교무상교육 예산의 국가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서울시의회가 이를 서울시교육청 예산에서 해결하겠다고 오늘 밝혔기 때문입니다.
우선, 정 교육감은 최근 낸 입장문에서 "2025년도 세입 예산은 3천 500억원 가량 줄여서 편성하고 있다"며 "내년도 시설비는 전년 대비 46% 삭감했고 교육사업비도 무상급식, 누리과정, 인건비성 경비 등 필수경비를 제외하고 30% 이상 삭감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는데요.
이런 어려움 때문에 국가 지원을 명시한 고교무상교육 지원 특례가 당분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은 학부모들이 고교 등록금을 내게 하는 일은 결코 없게 하겠다며 서울교육청이 책임져야 한단 입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호정 의장 / 서울시의회
"서울시의회는 국회와 중앙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되 먼저 서울시교육청 재원으로 고교 무상교육이 차질없이 지속되도록 이번 교육청 예산에 반드시 반영할 것입니다. 시민들께서 주신 소중한 세금으로 고교 무상교육은 흔들림없이 실시됩니다."
최 의장은 또, 정근식 교육감이 공공기관 내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를 굳이 쟁점화해 국민들에게 혼란과 불안감을 야기했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조희연 전 교육감때도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은 예산을 두고 상당히 부딪혔는데요.
정근식 교육감의 남은 임기 기간에도 이런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일단 청사진은 발표가 됐고 이제 의회와의 조율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두 기관이 그동안 참 갈등도 많았는데 지금 정말 어려운 상황인 만큼 우리 학생들의 안정적인 교육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금창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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