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줄여야" 우리은행, 기업명가 재건 제동… 조병규 "전략 바꿔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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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추진하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제동이 걸렸다.
우리은행은 최근 늘어나는 대출 연체율을 관리하고 자본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기업 대출 영업을 전면 축소키로 했다.
또 우리은행은 직원들의 기업 대출 관련 KPI(핵심성과지표) 산출도 10월 말까지로 마감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기업 대출 잔액이 줄어들 경우 KPI에 오히려 가산점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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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들은 돌연 성과평가 기준이 변경되면서 혼란에 빠졌고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직접 사과 메시지를 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전 영업점에 '그룹장 여신금리 전결권'을 연말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영업점 차원의 우대금리를 중단하는 것으로 사실상 '기업 대출' 영업을 중단한다는 의미다.
또 우리은행은 직원들의 기업 대출 관련 KPI(핵심성과지표) 산출도 10월 말까지로 마감하기로 했다. 직원 평가에 11~12월 대출 성과가 포함되지 않는 만큼 대출 영업에 나설 동기가 줄어든다.
우리은행은 기업 대출 잔액이 줄어들 경우 KPI에 오히려 가산점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이 돌연 기업 대출 판매 중단을 선언하자 직원들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조 행장이 추진하던 기업명가 재건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직원들 사이에선 '오락가락식' 대출 전략 변경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5일 실시한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보통주 자본 비율(CET1) 개선에 그룹사의 전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ET1은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주주환원 정책'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당시 우리금융은 2025년까지 C ET1 비율 12.5% 조기 달성을 추진하겠다는 새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C ET1 비율은 금융사의 손실 흡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상 13%를 넘으면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우리금융의 CET1 비율은 12.0%다.
조 행장은 전날 임직원 편지를 통해 "미국 대선·중동 전쟁 확산 등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가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자본 비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밸류업 계획에 따른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은행의 자본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출자산 감축은 물론 임대업 등 특정 업종에 치우진 자산 리밸런싱과 연체율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여신심사, KPI 기준 변경 등 정책 변화로 열심히 일하고 계신 직원분들에게 혼란을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평가상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며 "미래 더 큰 도약을 위한 재정비 시간으로 삼을 수 있도록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어려운 결정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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