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400만원 … 달아오르는 런던 롤드컵
2일 밤 中 BLG와 결승전
런던 O2 아레나 팬들 몰려
1만4500석 티켓 조기 매진
T1과 빌리빌리 게이밍(BLG)이 우승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벌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2024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을 앞둔 런던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최종 우승팀이 탄생하는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는 개막 이틀 전부터 수천 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일찌감치 1만4500여 석이 매진되면서 2차 판매 시장에서 원가보다 10배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2일 오후 11시에 진행되는 롤드컵 결승전에서 LoL의 살아 있는 전설과도 같은 '페이커' 이상혁이 소속된 T1이 BLG와 격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롤드컵 결승전이 런던에서 처음 열리는 만큼 LoL을 즐기는 인구가 많은 영국 팬들의 남다른 관심에 결승전 티켓 구하기 전쟁이 벌어졌다. 매달 1억5000만명이 넘는 게이머들이 즐기는 LoL의 최강팀을 가리는 롤드컵 결승전은 지난해 한국 대회에서 동시 시청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한 e스포츠의 가장 큰 행사다.
롤드컵 결승전 티켓 판매는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 온라인 예매를 통해 진행됐다. 티켓 가격은 60파운드(약 10만6000원)부터 180파운드(약 32만원)까지 6가지 등급에 따라 각기 다르게 책정됐다. 예상대로 라이엇게임즈가 준비한 티켓 1만4500장이 모두 판매됐다. 이후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스텁허브, 비아고고 등에서는 기존 가격 대비 10배가 넘는 액수에 암표가 등장했고 한때 A2층 좌석 중 하나가 400만원에 가까운 2169파운드로 거래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잉글랜드 국적의 T1 팬은 "코로나19 이후 사실상 유럽에서 처음 열리는 롤드컵 결승전이기 때문에 티켓을 구하기 위해 무수히 노력했다"면서 "티켓 구매가 가능한 카드를 따로 발급받기도 했다. 중계로만 보던 T1 선수들을 롤드컵 결승전에서 보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표를 사지 못한 일부 팬들은 레딧과 같은 커뮤니티 플랫폼에 티켓을 구하는 방법을 묻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치솟은 암표 가격에 직관(직접 관람)을 포기하고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현장을 찾은 팬들도 많았다.
웨일스의 수도 카디프에서 왔다고 밝힌 팬은 "쉽게 다시 오지 않을 롤드컵 결승전 직관 기회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티켓을 구매하지 못해 아쉬움이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라도 롤드컵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싶어 기차를 타고 넘어왔다. 결승전이 열리는 토요일에도 방문해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응원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중국 등에서 온 아시아 팬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롤드컵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제우스' 최우제를 응원하기 위해 6개월간 저축했다고 밝힌 박동혁 씨는 "런던의 물가가 비싼 만큼 롤드컵 결승전 방문을 위해 지난 6개월간 돈을 최대한 아껴 썼다. 노스그리니치 역에서 나오자마자 있는 롤드컵 배너를 본 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렵게 이곳에 오게 된 만큼 제대로 즐기고 돌아가려고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2일에는 T1을 응원하고 3일에는 손흥민을 보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의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간다는 한국 팬들도 몇몇 있었다. 이들은 "둘 중에 한 가지만 이뤄도 행복한데 롤드컵 결승전과 손흥민의 홈경기를 한 번에 볼 수 있는 엄청난 기회가 생겼다. T1이 롤드컵 정상에 오르고 손흥민이 골까지 터뜨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전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달 31일 진행된 월즈 팬 페스트 2024에는 수천 명의 LoL 팬들이 몰렸다. 게임 캐릭터로 분장한 코스프레 팬들이 가장 눈에 띄었으며, 이들에게 기념촬영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번 대회 현장에는 취재진 200명 이상이 모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e스포츠 행사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유럽에서만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결승전 취재 신청을 했다. 유럽에서 LoL의 인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산 7번째이자 3년 연속으로 롤드컵 결승에 진출한 T1과 페이커는 2013년, 2015년, 2016년, 2023년에 이어 다섯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011년 시작된 롤드컵에서 3년 연속으로 결승에 올라간 팀은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밖에 없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대표하는 T1이 LPL(중국 리그) 간판 BLG를 제압하면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우승의 감격을 맛보게 된다.
[런던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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