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v. 윤석열>⑤ 검찰 측 핵심 증인 남욱, 법정 위증 자백

지난 10월 29일 열린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에서 검찰 측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업자 남욱 변호사가 검찰 기소 내용과 배치되는 2년 전 자신의 법정 증언은 허위였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핵심 증인으로 내세운 남욱이 위증 사실을 자백함으로써 그의 각종 진술이나 증언의 신빙성은 크게 떨어지게 됐다.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즉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의 핵심은 지난 2011년 대검 중수부 윤석열 검사팀이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를 봐줬는지 여부다. 뉴스타파를 기소한 검찰은 당시 조우형은 참고인이었을 뿐이었고, 따라서 대검 중수부가 그를 봐준 사실도 없다고 주장한다. 

‘부산 저축은행그룹 대주주 등의 부실대출 사건 수사는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경영진과 대주주의 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것으로, 조우형과 같은 부산저축은행그룹의 SPC관계자는 대검 중수부 수사 시 입건 대상이 아니었고, 실제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경영진과 상호저축은행법 위반죄의 공범으로 처벌받은 SPC관계자도 없었다.’
-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공소장 중 조우형 관련 내용

▲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2024. 10. 29.)에 앞서 입장을 설명하는 김용진 대표와 한상진 기자 

검찰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첫 증인으로 남욱 변호사를 내세웠다. 지난 10월 22일과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공판 증인으로 나온 남욱은 검찰 측 주신문과 변호인 측 반대신문 내내 검찰 주장에 맞춰 조우형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 당시 입건 대상도 아니었으며, 단순 참고인에 불과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남욱의 이 같은 증언에는 큰 문제가 있었다. 2년여 전 남욱이 다른 사건 법정에서 선서를 하고 증언한 내용과 180도 다른 말을 했기 때문이다. 10월 29일 재판에서 뉴스타파 변호인은, 2022년 6월 8일 열린 곽상도 전 의원의 대장동 사업 관련 50억 뇌물 수수 혐의 재판에서 남욱이 증인으로 나와 증언한 기록을 제시했다.

▲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2024. 10. 29.) 검찰 측 첫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대장동 업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

뉴스타파 변호인이 제시한 자료는 남욱이 ‘조우형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았으나 박영수 변호사를 선임한 이후부터 참고인 수준 조사를 받고 안도했다’라고 한 증언이다.

○ 검사 : 피고인 김만배 측 변호인 반대신문 34항 관련하여, 증인이 피고인 김만배가 법조계에 실제 영향력을 가지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소위 조우형 사건이라고 진술을 하였습니다. 그전까지는 긴가민가했는데 이 사실을 보고 나서 ‘이 사람 뭔가 있구나’라고 생각을 하였다는데, 그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가요? 

● 남욱 : 저축은행 사건이 일어나서 (대검) 중수부에서 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조우형이라는 친구가 피의자가 되어서 수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피고인 김만배를 통해서 박영수 고검장을 선임했고, 첫날은 조우형이 중수부에 가서 수사를 받고 나와서 굉장히 힘들어하고 두려워했는데, 그 이후에 김만배 피고인의 조언, 그다음에 본인이 여러가지를 해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다음에 조우형 씨가 수사를 받으러 갔는데, 처음 수사를 받았을 때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게 참고인 수준의 수사를 받고 나와서, 조우형 씨가 그날 두 번째 수사를 받고 나와서 굉장히 안도를 했던 기억이 나거든요. 제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래서 (김만배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 ▲ 2022년 6월 8일 곽상도 전 의원 50억 뇌물 수수 혐의 사건 재판에서의 남욱 증언 중 일부

뉴스타파 변호인은 남욱에게 왜 2년 전 법정 증언과 말이 달라졌냐고 물었고, 남욱은 2년 전 법정 증언이 거짓말이었다고 주장했다.

○ 뉴스타파 변호인: 재판장님께서 증언 거부권을 고지해 주셨으니까 그건 적절히 증인께서 판단해서 진술을 거부하거나

● 남욱: 저는 잘못한 게 있으면 처벌 받겠다는 입장이고

○ 뉴스타파 변호인: 그러면 증인이 이 증언은 허위 증언, 위증이라는 말씀이시네요.

● 남욱: 네
- <뉴스타파 v. 윤석열> 사건 3차 공판에서의 남욱 증언

검찰이 첫 번째 핵심 증인으로 내세운 남욱의 직업은 변호사다. 변호사인 그가 법정에서 허위 증언은 위증죄로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남욱은 2년 전 곽상도 재판에서는 조우형을 피의자라고 했으나 이번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 관련 검찰 진술에서는 조우형을 단순 참고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리고 재판 증인으로 나와서도 조우형을 단순 참고인이라고 주장했다. 남욱이 현재의 진술(조우형은 단순 참고인)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거 법정에서 발언을 180도 뒤집은 만큼 그의 진술과 증언은 신빙성이 크게 떨어지게 됐다.

남욱은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 전에는 '윤석열이 조우형에게 커피를 타줬다',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수사 무마가 있었다’ 등의 진술을 한 바 있으나 그 이후부터 차츰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뉴스타파 최윤원 soulabe@newstap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