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노리는 제주돌담, 지역 문화재로도 미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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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담이 왜 아직도 지역문화재로도 지정이 되어 있지 않은지 놀랍다. 제주도는 가진 게 많아서 그런 건가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은 오늘(1일) 사단법인 제주돌담보전회에서 주최한 '제주돌담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에 관한 국제 학술 세미나'의 기조발제에서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메쌓기'는 시멘트 등을 사용하지 않고 돌의 마찰력만으로 돌담을 쌓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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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돌담이 왜 아직도 지역문화재로도 지정이 되어 있지 않은지 놀랍다. 제주도는 가진 게 많아서 그런 건가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한경구 사무총장은 오늘(1일) 사단법인 제주돌담보전회에서 주최한 '제주돌담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에 관한 국제 학술 세미나'의 기조발제에서 뼈 있는 농담을 던졌습니다.
'메쌓기'는 시멘트 등을 사용하지 않고 돌의 마찰력만으로 돌담을 쌓는 방법입니다. 제주에서는 밭담, 산담, 원담, 잣성 등이 이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특히, 전체 길이가 2만2천km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밭담은 검은 현무암으로 돼 있는데, 높은 곳에서 보면 검은 용처럼 보인다고 해서 '흑룡만리'라고도 불릴 정도로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제주돌담이 처한 현실이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르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제주돌담의 문화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보존을 위해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조경근 제주돌담보전회 회장은 "제주밭담이 2013년 국가중요 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거나, 2014년 국제연합식량농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건 엄밀히 말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조경근 회장은 "FAO 세계중요농업유산의 경우 제주밭담이 아닌 농업 시스템이 등재된 것이라며 그 안에 일부분으로 제주밭임이 포함된 것 뿐이다. 국가중요 농업유산도 국가유산청에 확인 결과 등재된 사실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경구 사무총장도 "국가유산청에 확인한 결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도 제주밭담이 국가유산 등재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유인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도 "제주밭담 농업이 FAO 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된 건 농업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며 "근데 제주밭담 축제가 열리는 걸 보면 밭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마치 밭담이 이미 세계적인 유산이 된 걸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한민국 석공 명장인 송종원 옹은 "제주에서 석공들이 협회를 조직해 돌담보존을 위한 여러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제주돌담이 많이 훼손되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제주돌담 자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건 현실적인 어려움에 막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략상 제주돌담을 쌓는 방식인 이른 바 '메쌓기' 방식을 현재 여러 국가에서 공동 등재한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지난 2018년 그리스를 필두로 유럽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은 '메쌓기의 지식과 기술(Art of dry stone walling, knowledge and techniques)'이라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공동 등재했습니다. 올해 말에는 아일랜드 등 5개 국가가 추가로 이름을 올릴 전망입니다.
제주돌담 자체를 유형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선 돌담에 대한 보존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 경우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미 공동 등재된 무형유산에 함께 이름을 올리는 건 등재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국내에선 제주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은 경쟁 상대조차 되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경구 사무총장은 "유럽의 문화유산에 함께 이름을 올리는 건 세계 공동의 노력으로 평화와 인류 유산을 지키자는 유네스코 정신에도 잘 부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경구 사무총장은 끝으로 "제주돌담 문화가 등재 이후엔 단순히 기념식을 하고 끝내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제주돌담의 의미를 더 발굴하고 지역 발전과 연계시키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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