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터로' 한국지엠 비정규직 80명…소송 9년9개월 만에 첫 출근

7월 대법원서 '불법파견' 최종 승소
소 제기 후 4~7년간 해고 상태 놓여

1일 오전 7시 30분쯤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이날 첫 출근에 나선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에게 꽃송이를 전하고 있다.(금속노조 경남지부)

(창원=뉴스1) 박민석 기자 = "긴 시간 버텨준 동지들이 고맙습니다. 현장에 들어가서도 끝까지 투쟁하겠습니다."

1일 오전 7시 30분쯤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 한국지엠(GM) 창원공장 앞에서 배성도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비대위원장은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된 소회를 이같이 말했다.

이날 한국지엠 불법 파견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7명을 포함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80명은 정규직으로 전환돼 첫 출근을 했다.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시작한 지 9년 9개월, 소송 이후 해고 상태에 놓인 지 4~7년만이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이날 한국지엠 창원공장을 찾아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꽃송이를 건네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다시 일터로 돌아가게 된 비정규직노조 조합원들은 서로 부둥켜 안으며, 격려의 말을 전하거나 반갑게 인사했다.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2015년 1월 사측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면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2심에서 모두 근로자 승소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직접생산공정에 종사한 이들뿐만 아니라 물류, 방청 등 간접생산공정 업무에 종사한 이들도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한국지엠 사업장에 파견돼 한국지엠의 직접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하면서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낸 소송은 9년만에 최종 승소했다.

배성도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 비대위원장은 "이렇게 길게 걸릴 줄 몰랐다.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일터로 돌아오는 데 3달이나 걸렸다"며 "정규직이 됐더라도 그간 투쟁에 연대해 준 비정규직 분들과 계속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아직도 비정규직 차별과 불법 파견 문제가 남아 있다"며 "차별 당하지 않고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 노조법 2·3조 개정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