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실적 내고도 쫓겨나면 어쩌나”…카드사 CEO 연임 여부 ‘이것’에 달렸다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2024. 11. 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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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우리·하나, 연말 임기 만료…‘2+1’ 관행 이어가나
국민·삼성, 호실적 및 페이 등 성과 기반 재선임 가능성↑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주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황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비용감축, 자산건전성 관리와 더불어 미래성장동력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등이 연임의 관건으로 꼽힌다.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현재 수장들은 임기 2년 만료를 앞둔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실적표를 받아, 무난한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통상 카드업계는 ‘2+1’ 임기 관행이 있다. 기본 2년 임기 만료 때 큰 변수가 없을 시 1년을 추가로 연임하는 방식이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올해 12월 말 첫 임기를 마친다. 문 사장은 업계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신한카드의 1위 자리를 지켜낸 공로로 연임이 유력시되고 있다.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7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했다.

문 사장의 대표작으로 신한은행과 협업한 해외여행 특화 카드 ‘쏠(SOL)트래블’이 꼽힌다. 지난 2월 출시된 쏠트래블은 1년이 채 안돼 가입자 120만명을 끌어모아 트래블카드시장 선구자이자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나카드를 맹추격하고 있다.

또 문 사장은 ‘신한쏠페이’ 서비스의 고도화를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AI 기반의 고객 서비스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단 평을 받는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역시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박 사장은 독자가맹점 구축과 실적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뤘지만, 실적 부진 등의 문제로 연임이 불투명하단 견해가 나온다.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은 우리카드의 숙원 사업이었던 독자결제망 구축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BC카드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적으로 가맹점 관리와 모집을 할 수 있게 만든 주축으로 평가 받는다. 독자가맹점 연말 250만점을 목표로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고, 독자상품인 ‘카드의정석’은 400만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실적 면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올 상반기 우리카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증가한 842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타사 대비 미미한 성장에 그쳤다. 비슷한 규모로 비교 선상에 자주 오르던 하나카드에 지난해 실적을 추월당하며 순위에서 더욱 밀려났다.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도 연말 임기가 끝난다. 이 대표 취임 후 하나카드는 하위권에서 탈출했고, ‘트래블로그’라는 대표작을 탄생시켰단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단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7개 전업 카드사의 트래블카드(체크) 누적 점유율 중 하나카드의 비중은 49.9%에 달한다. 19개월 연속 1위다. 다만 최근 카드사들이 트래블카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과열경쟁 조짐이 보임에 따라 새로운 수익로를 뚫어야한단 평이 나온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미 한 차례 연임됐던 CEO들이 자리를 수성해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2022년 1월에 처음 취임한 이후, KB국민카드의 디지털 부문에서 성과를 이어가며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KB국민카드가 올해 눈에 띄는 호실적으로 기록했단 점에서 이 사장의 재연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70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6% 늘었다.

이 대표의 대표 업적 중 하나로 ‘모바일 앱 KB Pay(KB페이) 성장’이 거론된다. 흩어져 있던 앱을 KB페이로 통합시켜 고객경험과 접근성을 강화했고 그 결과 올해 들어 가입자 1200만명을 넘어섰다.

‘100만’ 기록을 세운 카드도 돋보인다. KB국민카드 대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쿠팡 와우 카드’는 온라인 쇼핑 필수 카드로 빠르게 자리 잡으며 지난해 10월 출시 후 1년 만에 발급 100만장을 돌파했다. ‘KB국민 위시(WE:SH) 카드’ 시리즈도 1년 8개월 만에 발급 100만장을 넘어섰다.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은 지난해 3월 연임돼 현재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김 사장의 남은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업계 1위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바짝 좁히고 있단 점에서 재선임 가능성이 높단 평을 받는다.

삼성카드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순이익이 168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1% 증가했다. 지속적인 비용 효율 개선 통한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 감소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1%, 10% 감소했다.

수익성·효율 중심 경영의 성과를 가시적으로 증명해낸 만큼 김 사장이 삼성카드의 ‘장수 CEO’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경우 전 삼성카드 대표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6년간 삼성카드를 이끌며 카드업계 최장수 CEO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후 원기찬 전 대표도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 3개월간 재임하며 장수 CEO로 기록됐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드론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말이 많고 카드 업황 침체가 길어지고 있단 점에서 각종 경영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했고, 어떤 혁신 미래사업을 구상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지 등이 연임에 주요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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