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호은 “수위 더 강하게 갔으면, 브라질리언 왁싱까지 생각”(대도시의사랑법)[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진호은이 '대도시의 사랑법'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진호은은 11월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각본 박상영/연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인터뷰에서 작품과 심규호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
오디션을 때부터 규호 역을 하고 싶었다는 진호은은 "오디션을 보면서 감독님들께 규호가 하고 싶다고 했다. 규호가 주는 의미와 상징이 큰 걸 알기 때문에 잘 그리고 싶었는데 작가님, 감독님이 잘 해주셨구나 싶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서 낭만을 많이 찾는다. 규호라는 인물이 가진 낭만이 제가 추구하는 거였다. 이걸 녹여내면 재밌는 시도가 될 수 있겠다 싶었다. 제 본연의 매력과 모습들은 잘 살리면 잘 어우러지지 않을까 했다. 제가 카메라 오디션을 볼 때는 고영 캐스팅도 안 됐을 때라 고영도 열어둔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규호 역을 하고 싶었다. 화자 중심이다 보니까 주인공을 하면 좋지만 규호라는 인물을 이 시기가 아니면 언제 할 수 있겠나 싶었다. 나중에 또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시기에 잘 담아놓고 싶었다"고 말했다.
규호 역과 비슷한 점으로는 "낭만도 그렇고 제가 가진 순수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영을 대하는 순수성, 태도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는 규호와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구나 많이 찾았던 것 같다. 부담도 있었던 게, 작품에 대해 도전하는 부담 보다는 퀴어 쪽에 계신 분들이 보셨을 때 연기하는 티가 난다는 게 보여지고 싶지 않았다. 그런 걱정을 많이 했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납득 가게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다"고 했다.
퀴어 연기를 위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감독, 스태프, 배우 남윤수 등과 게이클럽에 가기도 했다고. 진호은은 "어릴 때 한남동에 살아서 많이 봐왔기도 했고 준비하면서도 자주 보러 갔다. 역할을 위한 취재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나의 시선 안에서만 생각하지 않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규호를 만들 수 있을까 했다. 보편적인 사랑이 핵심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게이클럽에서 플러팅을 당하기도. 진호은은 "한국에서는 한 두 번 있었고 태국 촬영 때 답사를 위해 큰 클럽을 간 적이 있다. 한국 분들이었는데 술을 권하시더라. 한국 분들을 만난 게 반가워서 대화하다가 '이쪽 아니시죠?' 하시길래 '아니에요' 했다. '왜 오셨어요' 하길래 분위기를 좋아해서 즐기고 싶어서 왔다고 했다. 약간 그런 기류가 있었다"고 당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애초에 퀴어 세계에 대한 생각이 똑같았다고. 진호은은 "작품 하는 모든 분들이 같은 마음이라는 생각이지 않을까 했다. 작품을 하고 나서 응원하게 되고 힘이 있는 존재는 아니지만 작품을 하는 순간부터는 열렬히 응원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수위도 더 강하게 가고 싶었다. 소설만큼은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응원하는 마음이 올라가면 더 올라갔지 내려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고영(남윤수)과 키스신, 베드신 촬영을 떠올리면서는 "좀 떨렸다. 이전 작품에서 키스신은 한 번 해봤지만 베드신은 처음 해봐서 윤수 형에게 '떨려' 했더니 '그냥 하면 돼' 하더라. 구강 스프레이도 뿌리고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서 제모도 잘 하고. 그런 준비들을 했다"며 "제가 제일 먼저 캐스팅 된 걸로 알고 있는데 브라질리언 왁싱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고 수위의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원작을 봤을 때 수위가 강하게 갈 수밖에 없겠다 생각했다"며 최고 수위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노출신을 준비하며 운동도 열심히 했다고. 진호은은 "정말 열심히 많이 했는데 나현우 배우가 그렇게 나올 줄 몰랐다. 대본리딩 때는 그 정도가 아니었는데 드라마를 보니 야수가 돼서 나타났더라. 저도 원래보다는 업그레이드했는데 촬영 시작하면서는 운동을 아예 못했다. 대본만 바라봤던 것 같다. 노출신 직전에는 대기실에서 팔굽혀펴기를 많이 하고 운동을 열심히 했다. (남)윤수 형은 운동 안 하더라. '한 명이 운동 하면 안 명은 안 해야 돼' 했다. 하기 싫어서 그렇게 얘기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짧은 기간 촬영해야 했던 상황이었던 만큼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촬영까지 11개월 가까이 기다렸다. 일주일에 두 번 씩 회사에 전화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했다. 그만큼 너무 하고 싶었다. 그때 다른 작품들을 병행을 하고 싶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바랐다. 프리 프로덕션 단계가 꾸려지고 너무 설레다 보니까 마냥 즐거웠다. 현장에 나가는 게 너무 즐거웠다. 감독님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했다. 초반에 찍을 때는 행복했는데 후반 갈수록 감정이 너무 크게 요동치더라. 겪어보지 않았던 감정들이 다가와서 멜로를 하면 다들 메소드 연기를 하시는구나 느꼈다"고 했다.
작품 공개 후 반응은 어땠을까. 진호은은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호은이 (게이) 아니지?'라고 많이 물어보시더라. 감독님들께 이 작품이 제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진심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진짜인척 하는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3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규호로 살았던 것 같다. 고영을 향한 끈을 놓지 않고 빠져지냈던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반응을 보내주셨는데 기억에 남는 건 '저도 고영과 비슷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자신감도 없었고 일상생활을 보냈는데 나에게도 언젠가 규호의 사랑이 찾아올 거라는 생각으로 건강하게 살아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답장은 다 못 드렸지만 처음으로 작품 하면서 하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 메시지를 받고 울컥했다. 부모님께서는 출연에 대해 좀 걱정하셨는데 그게 귀에 안 들어왔다. 아버지께 '잘 만들어 보고싶어'라고 전해드렸고 '할 거면 제대로 해서 보여줘'라고 응원해주셨다. 보시고 나서는 눈물을 흘리시면서 '정말 좋은 작품 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연기 중에 제일 좋았다'고 하시더라. F인 아버지와 반대로 어머니는 극 T인데 처음으로 좋은 얘기를 들었다. '잘했다'는 세 글자를 듣고 너무 좋았다"고 답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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