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시장 우상향 그래프 뚜렷’ 내수는 왜 “금융정책적 눌림 없어져야, 금리 정상화 돼야 한다”
손재철 기자 2024. 11. 1. 15:25
수출 시장은 우상향인데 내수는 왜 이럴까? 시장 흐름 원래대로 가야
국내 수출시장이 13개월 연속 플러스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나가고 있다. 내수시장이 ‘금리’와 ‘대출 옥죄기’로 경기침체에 이어 다시 조정기를 받고 있지만, 그에 반해 수출 시장 만큼은 돌파구를 찾아 성장을 하고 있는 시그널이다. 지난해 일부 경제 콘텐츠를 다룬다는 유튜브 채널, 미디어 등에서 ‘한국 반도체 시장은 이제 망했다’, ‘한국 경제는 끝장났다’는 네거티브한 전망성 앵글로 사장에 공포신드롬을 형성했지만 ‘메이드인코리아’는 시장에서 여전히 수출일꾼 역할을 이어온 것이다.
11월을 여는 첫 날에 ‘수출 시장’에선 호실적들이 잇따라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마이너스를 극복하고, 플러스로 방향을 바꿔 오르고 있다.
특히 10월 수출은 지난해 동월 보다 4.6% 늘어나 견조한 증가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575억2천만달러다. 작년 같은 달보다 4.6% 증가했다.
무역수지, 즉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금액은 31억7천만달러를 나타내 지난해 6월부터 연속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우리가 사들여온 것보다 판매해 얻은 금액이 더 많았다.
산업부는 “올해 8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월별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수출을 견인한 것은 지난해 시장에서 네거티브한 앵글로 공격을 받은 카테고리이던 ‘반도체’였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 일각에서 ‘반도체 겨울론’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한국 수출의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125억달러를 기록해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6년 만에 경신했다.
올해 들어 월별 반도체 수출액을 보면 1월(94억달러)과 2월(99억달러)을 제외하면 3월부터 110억∼130억달러 안팎을 기록하며 탄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김대자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브리핑에서 “한국 기업들은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와 같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 물량을 늘리면서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연말까지 반도체 수출은 증가세가 계속 견고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2위 효자. 두번째 견인차 역할은 역시 자동차였다. 수출도 작년보다 5.5% 증가한 62억달러로 집계돼 10월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5.9% 증가한 19억달러로 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대(對)중국 수출도 활기를 띠었다.
특히 10월에는 대중국 수출 품목 1·2위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대중국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10.9% 늘어난 12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9월(133억달러) 이후 25개월 만에 최대치다.
양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도 10월 중 최대실적인 104억달러를 나타냈다. 대미 수출은 15개월 연속 월별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그러나 중동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리스크 요인에 더해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은 내년에 힘든 고비를 맞을 수도 있다. 대미, 대중 대응 면에서 자동차배터리를 두고 각국에서 모두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EV보조금 제외 여부 카드를 여전히 만지고 있어서다. 이는 자동차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김대자 실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했기 때문에 이번 달 발표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졌다”며 “과거처럼 두 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쉽지 않지만, 한 자릿수 증가율이 결국 역대 최대 실적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올해 정부가 내건 ‘수출 7천억달러 달성’ 목표치에 대해서는 “연초 매우 도전적으로 설정한 목표로, 현재 상황에서는 연말까지 7천억달러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도 “하지만 2022년 기록했던 역대 최대 기록(6천836억달러)는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5천661억달러다.
시장 조정기 이후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은
완성차 업계에서도 3개월 연속 수출 시장 내 호실적 신호에 대해 “메이드인코리아 제품들로 만들어진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들이 전 세계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며 “전기차 흐름에 대한 충전 인프라 대응 및 가성비 EV 차량들에 대한 실적 등이 내년 글로벌 마켓에서 화두로 떠오를 만큼 수출 실적은 큰 변수가 없다면 플러스로 유지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미, 대중 수출 대응 유통업계에서도 시선은 엇비슷하다. 단 금리 인하 추가 시기와 맞물리는 내년 글로벌 마켓에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들이 연말을 앞두고 쏟아지고 있다.
K-푸드 등 해외 유통 산업 부문 제조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볼륨 구매 소비자단, 제조단 수요가 원활하게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시중 금리가 더 내려가야 한다”며 “수출은 역동적으로 이어 나가는데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면 비대칭 구조가 지속될 수 있어 시장 원리에 맞도록 금리를 내리고, 중국처럼 투트랙 전략으로 수출, 내수 시장 모두 정상화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를 위한 금리 정책인가, 마켓이 살아야 한다
한편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동결에서 하락’으로 방향을 틀어 인하됐지만 해외로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업계는 대출금리 고공행진으로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출물량 확대로 주문 건들이 늘었지만, 공장 운영비, 고정비용 충당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수출로 판매한 제품 대금 받아 고금리 대출이자를 갚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자동차 부품 제조 업계 측은 “왜 금리가 이 모양인지, 앞에서 벌어 뒤로 나가는 형태”라며 “은행돈을 빌리지 않고 제조업을 유지운영이 안되는데 최근엔 시중은행 신용대출 상품도 막혀 직원들 급여입금을 수출 금액이 들어오는 납입월로 미뤄야할 정도”라고 말했다.
1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을 비롯해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대부분 2% 초반대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연 2%이자를 주는 것이다. 이는 내달 미국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채권 등 시장금리가 내려가자 재빠르게 예적금 이자를 또 내린 것이다. 반면 한국은행이 지난 31일 발표한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23%로 전달(4.08%)보다 0.15%p 상승했고 주택담보대출금리는 3.74%로 8월(3.51%)에 비해 0.23%p 급등했다. 시중 대부분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 상품 가산금리를 갑자기 올렸기 때문이다.
손재철 기자 s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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