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명태균에 대해 "尹은 매몰차게 끊었지만 김 여사는 그렇게 못해"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국감서 반박
野 향해 "'당대표 살리자' 정치 캠페인"
尹 "당시엔 민간인...법적으로 문제 안 돼"

필리핀·싱가포르 국빈방문 및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정진석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1일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에 등장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 대해 "본질은 명씨의 조언을 중간에 매몰차게 끊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정 실장은 윤 대통령과 명씨의 관계에 대한 야당 의원들 질의에 "정치 경험 없는 '아웃사이더'가 갑자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게 됐는데 정치 좀 안다는 사람이 얘기를 하면 솔깃하지 않겠느냐”며 "초반에는 그런 조언을 들을 수는 있지만, 지내다 보니까 안 되겠다 싶어 매정하고 매몰차게 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명씨가) 경선 룰을 가지고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 이렇게 끊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명씨와 김건희 여사 관계에 대해서도 정 실장은 "대통령은 매몰차게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는 그렇게 못하는 것"이라며 "어떻게든지 남편 몰래 명씨를 달래고 좋게 좋게 얘기해서 선거를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 상태 아니냐"고 했다.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씨의 통화를 공개한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 사람(명씨)이 초반에는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까 전화를 받았고, 덕담을 건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그게 전부다. 이걸 선택적으로 발췌해서 공천개입, 선거개입으로 규정짓고 몰아가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모든 게 대통령 취임 이후 2년간 계속돼 온 ‘대통령 죽여서 당대표 살리자’는 야권의 정치 캠페인의 맥락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불법적 공천 개입이라는 주장에 대해 정 실장은 "대통령이 '불법' 개입했다는 것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마지막 의결에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인데, 당시 공관위원장인 윤상현 의원과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도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5월 9일은 대통령이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이었고,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정치적 의무를 규정하는 법률은 없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