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위해 ‘수면제 42정’ 먹여 살해한 70대, ‘징역 25년’에 항소

함께 숙박하던 여성 노숙인 상대로 범행
1심 재판부 “오로지 성욕 채우고자 수면제 먹여”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여성 노숙인을 성폭행하고자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결국 사망케한 70대 남성이 1심의 징역 25년형 선고에 불복 항소했다. 검찰 또한 항소해 쌍방 항소에 의한 2심이 열리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남성 조아무개(75)씨의 강간, 강간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에 징역 25년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씨 측 또한 전날인 10월31일 항소장을 냈다.

조씨는 지난 3월29일부터 4월3일까지 여성 노숙인 A씨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투숙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A씨 몰래 수면제 36~42정을 5차례에 걸쳐 먹인 뒤 성폭행 하려했고, 의식을 잃은 A씨는 결국 폐혈전 색전증으로 사망했다.

조씨가 A씨에게 먹인 수면제는 최대 12~14일치 복용량에 해당한다. 또한 조씨는 A씨가 헛손질을 하거나 횡설수설 하는 등 심각한 증세를 보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없이 성폭행을 목적으로 계속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에 유사한 수법으로 A씨를 성폭행한 혐의도 함께다.

1심 재판을 맡은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정도성 부장판사)는 지난 10월24일 조씨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강간살인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이지만, 현재 75세인 조씨의 상황에선 징역 25년형도 무기징역과 유사한 결과에 이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로지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었다"면서 "여성을 비하하고 생명을 경시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으며, 피고인에 의한 범행은 반인륜적이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