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문란"… '다자연애' 대학생 비판한 목사, 벌금 50만원 확정

블로그에 특정인의 '다자간 연애'를 공개 비판한 목사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블로그에 특정인의 '다자간 연애'(폴리아모리) 취향을 공개 비판한 목사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1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이날 대법원 3부(엄상필 주심 대법관)는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목사 A씨에 대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18년 1월 기독교 단체 블로그에 '폴리아모리(다자간 연애)'로 활동한 B씨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B씨가 여러 명과 연애를 하고 있다는 내용과 그의 얼굴이 드러나는 사진이 함께 담겼다.

A씨는 "B군은 자기 삶에 대한 성경적 고찰과 반성은 전혀 없으며 자신을 '성적으로 문란한 자' 또는 '잘못 사는 자'라고 비판하는 주변 사람들과 사회와 학교를 향한 원망만 늘어놓고 있다"며 "자기 행동이 왜 소문이 될 만한 일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해당 글이 의견 개진을 위한 것이며 글이 올라간 블로그는 특정 사안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에 대한 성적 비하나 경멸적 표현이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A씨가 유죄라고 판단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내밀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실을 피해자의 실명, 얼굴 사진과 함께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하는 것은 그 자체로 피해자의 인격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공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피해자의 성적 지향을 드러냄으로써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고 비방할 목적으로 이 사건 글을 작성·게시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채현 기자 cogus020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