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장관 회담…조태열 “양국 성과, 차기 행정부에 인계될 수 있도록”
해리스·트럼프 측근도 면담·통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을 만나 양국의 주요 성과가 차기 행정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요청했다. 조 장관은 미국 대선에 나온 민주당·공화당 후보 측의 주요 인사들과도 접촉했다.
조 장관과 블링컨 장관은 10월3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회담을 개최했다고 외교부가 1일 밝혔다. 이번 회담은 한·미 외교·국방(2+2) 장관 회의 이후 열렸다.
두 장관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이 역대 최상의 상태에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 장관은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 따른 한·미·일 협력 심화,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에 의해 설립된 NCG(핵협의그룹)을 통한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그간 주요 성과들이 차기 행정부로도 잘 인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블링컨 장관에게 요청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 동맹에 대한 미국 내 초당적 지지는 굳건하며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장관은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협력이 실질적인 파병으로 이어진 상황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 또 한·미가 북한군의 실제 전쟁 투입과 추가 파병 동향 등과 관련한 정보를 긴밀히 공유하며 공조키로 했다. 이들은 주요 20개국(G20) 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하반기 주요 외교 일정을 포함한 다양한 계기에 긴밀한 소통을 이어 나가고, 연내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조 장관은 필립 고든 미국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도 면담했다. 고든 보좌관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외교·안보 최고위 참모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 등에 임명될 수 있는 인물이다. 조 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2022년 9월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한 데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양국이 함께 이룩한 성과들이 차기 행정부로도 잘 인계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조 장관은 빌 해거티 연방 상원의원과도 통화했다. 해거티 의원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 국무부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국 특파원단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약 2만8000명인 주한미군 숫자를 4만명으로 부풀리고, 한국이 방위비 분담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을 두고 “정치적 목표에 따른 수사”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2017∼2021년)때나 지금 후보로서 하는 말은 숫자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일관적인데, 트럼프 측근 인사들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그것은 다 정치적인 목표를 가지고 하는 말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측근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책은 정책대로 현실감 있게 다루고 있으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보다는 행동, 수사보다는 정책의 내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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