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타격에 취약한데…“북한, 왜 무거운 80t 괴물 미사일 개발했을까?” [정충신의 밀리터리 카페]
“화성-19형 길이 최소 28m, 발사중량 80t 이상…기동성 너무 떨어져 운용 효용성 너무 낮아”
“미국· 러시아 운용 기동성 고려 중량 50t 미만, 길이 20m 미만 ICBM 운용”
이춘근 “러시아 추진제 들어가는 각종 첨가제, 재진입 기술 위한 내열성 소재, 글라노스 등 지원 가능”
북한이 지난달 31일 발사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9형의 발사중량이 80t이상으로 추정되며, 세계 최고 첨단기술을 보유한 미국 러시아의 ICBM에 비해 기동성과 생존성이 현저히 떨어져 선제타격 대상이 되기 쉬울 것이란 미사일 전문가 평가가 나왔다.
미사일 최고 전문가인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은 왜 백화점식 탄도미사일 개발하나’ 분석 자료에서 이같은 의문을 제기했다.
장 센터장은 “화성-19형 ICBM을 내장하고 있는 발사관의 상부 뚜껑이 11축 이동식 발사대(TEL)의 운전석 앞까지 돌출돼 있는 형상으로 보아 ICBM의 길이는 최소 28m 이상으로, 3단 고체추진제로켓으로 구성된 화성-19형 ICBM은 북한의 고체추진제 기술 수준 및 크기를 고려할 때 발사중량이 80t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이러한 크기 및 중량을 고려할 때 운용 기동성이 너무 떨어져 전쟁 시에는 실제 운용 측면에서 효용성이 너무 낮을 것이며, 이미 이번 발사 전에도 한미 정보자산에 발사준비 상황이 노출됐으며, 유사 시에 이런 노출은 선제타격의 대상이 돼 생존성 측면에서 상당한 문제가 노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센터장은 “세계 최고 첨단기술의 ICBM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도 운용 기동성을 고려해 중량 50t 미만, 길이 20m 미만의 ICBM을 개발해 운용하는 추세인데, 북한은 왜 길이가 거의 30m에 가깝고 사일로 운영도 아닌 운용 기동능력도 부재한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운용되는 거대한 ICBM을 개발하려는 것일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장 센터장은 “실제 ICBM을 개발해 미국을 공격하고 전쟁이라도 한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세계에서 어느 국가도 북한처럼 다종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운용하겠다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실질적으로 북한 거대 화성-19형 ICBM 개발은 실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1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핵심 5대 과업 중의 하나로 제시한 타격명중률을 제고한 1만5000㎞ 사정권안의 ICBM 개발에 목표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전에 액체추진제 화성-17형, 고체추진제 화성-18형 ICBM 개발 때에도 초대형 ICBM이니 괴물 ICBM이니 언급되도록 홍보 극대화를 통해 북한 ICBM의 우월성 및 억제력 강화 선전을 해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센터장은 “1일 북한의 발표에서는 기존의 신형 탄도미사일에서 보여줬던 화성-19형 ICBM의 기술적 특성, 신뢰성 및 성능 등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주로 홍보성 언급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 노동신문은 “당대회가 제시한 국가핵무력건설전망계획에 따라 공화국전략무력이 화성포-18형과 함께 운용하게 될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9형 무기체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어하고 침략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며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데서 제1의 핵심주력수단으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맡아 수행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의 대표적 ICBM인 RS-24 야르스(SS-27 Mod 2)는 3단 고체추진제로켓으로 구성돼 있으며, 길이 22.5m, 직경 2m, 중량 50t으로 8축 TEL에 탑재돼 운영된. 사거리는 1만1000~1만2000km 수준으로 탄두중량 1.2t의 다탄두(MIRV·Multiple Independently-targetable Reentry Vehicle·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 줄임말)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 장 센터장은 “최근에는 ICBM의 이동식 운용 기동성 향상을 위한 길이 18m, 직경 1.8m, 중량 46t, 사거리 1만km, 탄두중량 1.2t급의 야르스-S ICBM을 개발해 전력화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ICBM인 미니트맨(Minuteman)-3는 길이 18m, 직경 1.7m, 중량 35톤으로 사일로에서 운영된다. 사거리는 1만3000km 수준으로 탄두중량 1t의 MIRV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
장 센터장은 “북한은 ICBM 시험발사 기록 중 최고의 고도와 비행시간을 보여줌으로써, 핵탄두 공격의 최고 난이도인 MIRV 개발을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PBV(Post Boost Vehicle)를 개발해 탑재한 것으로 보이도록 과시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하지만, MIRV 핵탄두 장착과 PBV 등에 대한 기술적 언급이 전혀 없어 의구심만 더욱 키우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탄두( MIRV)는 하나의 탄도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 (일반적으로 핵탄두)를 포함하고 각각 다른 목표 지점에 대한 공격을 하는 탄도 미사일로,핵미사일의 배치 수를 늘리지 않고 공격력을 늘릴 획기적 수단이다. 탄두는 PBV라는 소형 로켓에 포함돼, RV(Re-entry Vehicle)에 탑재된다.
장 센터장은 “어쨌든 7000km 이상의 고도에 도달해 자유낙하로 하강 시에 지구 재진입 직전에 속도는 마하 32∼마하34 정도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탄두의 재진입 성공 여부를 떠나서 이러한 고각발사를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계적 진동 및 열에 대한 보호책이 요구되며, 미사일 동체가 재진입 시 이러한 주위 환경을 견뎌야 한다는 측면에서 엄청한 기술적 모험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신형 ICBM 개발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 분야에 대해 “화성-19형 추력이 늘어났다는 것은 연료통이 커진 것과 함께 추진제 성능이 개선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추진제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제인 산화제·증진제·안정제 등은 북한이 모두 다 생산하기 어려워 러시아가 도와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러시아는 대기권 재진입을 포함한 내열성 소재 등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다”며 “고체연료는 엔진냉각이 안되기에 노즐목(nozzle throat) 소재가 중요한데 고성능 탄소섬유와 규소 복합재 등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며 정확도 향상을 위한 자이로를 지원하거나 항법에서 미국식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대신 러시아의 글라노스(GLONASS) 지원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북, “최종완결판 ICBM…‘화성포-19’형 시험발사 성공”
- ICBM 발사 딸과 챙겨본 김정은 “핵패권지위 불가역”
- 20대 5명 한차 타고 160km로 질주…뿌리뽑힌 가로수, 3명 사망
- [단독]“이재명 재판 생중계해달라” 여야 법원에 탄원서 제출
- [단독] 문다혜, 운영한 불법 숙박업소… 무단 증축된 ‘위반건축물’
- [단독]‘미스터트롯2’ 진해성·최수호·황민호, ‘현역가왕2’ 전격 참여
- 이준석, “대통령이 공관위서 보고 받는 줄 몰라…그건 니들이 해명해야 한다”
- “본인 와야 인출되세요” 침대 실려 은행 온 노인
- 尹 지지율 17%… 취임 이후 최저 [창간 33주년 특집]
- 홍준표 “탄핵전야 데자뷔 같아…윤통 무너지면 좌파 포퓰리즘 판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