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셀 주가 불기둥 만든 RMAT...“최종허가·상용화와 상관 無”

송영두 2024. 11. 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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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4년11월01일 07시2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네이처셀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무려 7거래일째 상승 중인데, 미국서 임상을 진행 중인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받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우선심사 제도 중 하나인 RMAT 지정으로 최종 허가 가능성을 높게 본 투심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RMAT 지정이 최종허가와 성공적인 상용화를 담보하진 않는다고 지적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처셀(007390) 주가는 전일 대비 9.25%(1850원) 오른 2만18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네이처셀은 지난 23일부터 7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데, 약 18개월만에 주가가 2만원대에 안착했다. 해당 기간 주가 상승률은 무려 140%에 달한다.

이는 퇴행성 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조인트스템과 관련된 이벤트 영향이다. 회사는 지난 23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인트스템이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로 지정받았다고 발표했다. RMAT은 FDA가 운영하는 의약품 우선 심사 제도(패스트트랙, 혁신의약품, 가속승인) 중 하나다. 세포치료, 조직공학치료, 인체세포와 조직제품 등이 지정 대상이다. 여기에 정의되는 재생의료치료(RMT)와 중중 및 생명 위협 질병, 예비 임상 근거로 미충족 의료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제가 지정 자격을 갖는다.

RMAT 지정에 따른 혜택은 크게 두 가지다. 허가 심의 기간이 기존 10개월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롤링리뷰 자격도 주어지는데, 롤링리뷰는 FDA와 의약품 개발 기간 동안 자주 미팅이 가능해 허가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임상 설계 등이 가능하다. 조인트스템이 RMAT으로 지정됨에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2b/3a상과 최종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회사 측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조인트스템의 RMAT 지정은 한국 3상 임상시험 결과 및 3년 추적관찰 결과를 중심으로 FDA의 면밀한 심사 결과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RMAT 지정 후 개발을 가속해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 품목 허가를 받아 전세계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를 치료하는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 제도 개념.(자료=재생의료진흥재단)

유효성 입증해야 허가, “RMAT 지정 최종 허가에 영향 없어”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RMAT 지정이 네이처셀 주가에 지나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처셀은 국내에서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인트스템 품목 허가를 신청했지만 반려됐고, 다시 신청해 현재 심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인트스템이 RMAT에 지정돼 심사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지만, FDA의 최종 허가 여부에는 영향을 줄 수 없는 만큼 팩트 대비 주가가 너무 오른 경향이 있다”며 “RMAT 등 우선 심사제도 지정 등이 주가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RMAT은 물론 패스트 트랙 같은 우선 심사 제도가 실제 의약품 임상 3상 유효성과 최종 FDA 품목허가 승인을 담보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의약품 허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딱 하나 최종 임상 유효성 입증이라는 설명이다.

재생치료제 개발 기업 대표는 “RMAT 같은 우선 심사 제도의 경우 허가 신청을 하면 심사 기간을 단축해 준다는 것이 핵심인데, 심사 기간이 단축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롤링리뷰도 RAMT 지정 치료제가 아니더라도 최근 대부분의 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FDA와 사전 미팅이나 허가 전 미팅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만큼 큰 혜택이 아니다”라며 “특히 RMAT 지정됐으니 좋은 기술이고, 허가 심사시 더 잘봐준다는 것이 아니다. 미국 임상에서 평가하는 것은 딱 하나다. 임상 3상 결과 유효성이다.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FDA 심사관 출신 이장익 서울대 약학대 교수는 “RMAT 지정에 따른 혜택은 분명하다. 기간을 단축하고, 임상 개발 과정에서 FDA 컨설팅을 받을 수 있어 신약개발이 상당히 수월해질 수 있다”면서도 “최종 허가와는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서울대에 입학했다고 해서 졸업을 한다는 보장은 없다. 제대로 공부도 안하고 놀기만 한다면 서울대 졸업이 어려운 것이다. 다만 서울대에 입학했다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이고, 졸업을 못하는 경우가 소수에 불과하다. 조인트스템이 RMAT 지정을 받은 것은 FDA가 유효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심사 제도 무용론도 제기

네이처셀 조인트스템 외에도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치료제가 RMAT으로 지정받은 사례는 다수다. 헬릭스미스(084990)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는 FDA로부터 RMAT을 지정받았지만, 미국 임상 3상에 연이어 실패하면서 FDA 품목 허가 승인이 물거품됐다. 안트로젠(065660) 역시 당뇨병성족부궤양 치료제가 2020년 RMAT으로 지정받았지만, 국내 임상 3상에 실패했다.

국내 사례 외에도 FDA 우선 심사 제도 혜택을 받은 치료제들의 실패 사례도 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해 2021년 신속 승인을 받은 세계 최초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헬름’은 부작용 등으로 약 3년 만인 올해 1월 승인이 철회됐다. 노바티스는 겸상적혈구빈혈 치료제 ‘아닥베오’가 FDA 신속 승인을 받아 출시됐지만, 이후 진행된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효능을 입증 못해 실패했다. 1992년 신속승인제도 도입 후 2018년까지 신속 승인을 받은 치료제 중 임상 실패, 중단, 철회 등의 사례가 20%에 달했다는 미국의사협회지(JAMA Network Open) 보고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개발 및 허가 심사 과정에서 우선 심사 지정에 따른 도움을 받을 순 있지만, 최종적인 의약품 개발 성공과 상업화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 여러 사례로도 증명되고 있다”며 “우선 심사제도 필요성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치료제 가치와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고 수단은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송영두 (songz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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