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가 4전패였던 광주대 꺾은 비결, “즐겨라”
단국대는 지난달 31일 광주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 4강 플레이오프에서 3명이나 더블더블을 작성하는 고른 선수들의 활약으로 광주대를 67-60으로 꺾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단국대는 지난해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광주대와 올해 대학농구리그에서 2번,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2번 등 4번 모두 졌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는 대학농구리그(플레이오프 포함) 기준 9승 1패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상대였지만, 단국대는 올해 광주대를 만나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역시 1쿼터와 2쿼터 모두 한 번씩 7점 열세에 놓여 힘든 경기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2쿼터 막판부터 추격을 시작하더니 3쿼터부터는 역전에 성공한 뒤 점수 차이를 벌리며 승리에 다가섰다.
난적 광주대를 꺾은 단국대는 올해 대학농구 정규리그 우승팀인 부산대와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단국대는 2019년부터 대학농구에 뛰어든 부산대와 대학농구리그 맞대결(플레이오프 포함)에서 13전패를 기록 중이다. 챔프전에서 만나는 건 2019년과 2021년 1차, 3차 대회에 이어 4번째다. 지난해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43-49로 무릎을 꿇었다.
그렇지만, 올해 MBC배 준결승에서 58-52로 물리쳤다. 2019년 MBC배 예선에서도 66-6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승리 원동력
우리가 광주대와 4전 4패였다. 선수들과 이야기를 할 때 ‘5번을 다 질 수 없지 않냐? 한 번 해보자’고 했다. 선수들이 MBC배 이후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서로 똘똘 뭉치는 게 그 대회 이후 있었고, 전국체전에서 김천시청과 붙었는데 그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걸 한 번 더 느꼈다. 언니들을 상대로 우리가 이렇게 하니까 된다는 걸 느끼고, 점점 더 똘똘 뭉쳐서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
앞선 광주대 4경기와 달리 잘 된 부분
대학리그 상반기에는 체력에서 뒤쳐지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빅맨이 있는 농구를 했는데 동계훈련에서는 빅맨이 부상이라 2~3달 동안 빅맨 없이 훈련했다. 다시 빅맨이 아프면서 스몰맨 라인업으로 농구를 시작했는데 동계훈련 때 했던 농구라서 그게 잘 맞지 않았나 싶다.
경기 초반 흐름이 좋지 않아 불안했을 거 같은데 2쿼터 막판 흐름을 탄 뒤 3쿼터에 역전했다.
선수들이 전반에 끌려간다고 해서 불안함이 전혀 없었다. ‘경기를 한 번 즐겨보라’고 했다. ‘선생님은 정말 이기고 싶은데 너희는 즐겨보라고, 이 코트가 원정이라서 광주대를 응원하는 관중들이 많이 올 건데, 그 응원 속에서 득점하면 세리머니를 해도 되니까 세리머니를 하면서 즐겨보라’고 했다. 3쿼터를 시작할 때 우리 벤치 앞에서 수비를 하니까 벤치 선수들이 토킹하고, 저도 소리를 지르니까 갑자기 선수들이 힘을 받아서 차고 나가기 시작했다. 워밍업부터 우리 선수들의 몸상태가 광주대보다 좋았다. 흐름을 선수들이 잘 가져왔다.
대학리그에서는 (부산대를) 이긴 적이 없고, 제가 오기 전에 한 번, 제가 와서 한 번 MBC에서만 이겼다고 한다. 어쨌든 도전하는 입장이다. 이런 경기를 이겨야겠다고 생각하면 주눅이 들어서 못 할 수 있다. 결승에서도 즐기라고 하고 싶다. 부산대에는 (광주대보다) 관중이 더 많이 올 거고, 골대가 천장에 달려 있어서 (경기력에) 영향도 끼칠 거다.
부산대는 대학리그 우승팀이다. 우리 선수들은 도전하는 입장인데 상승세로 가고 있으니까 재미있게 뛰었으면 좋겠다. 보는 사람도, 뛰는 사람도 재미있게 말이다. 포지션 등 비슷하고, 겹치는 게 있을 거 같은데 부산대는 정세현, 이은소 등이 있어서 골밑이 강하다. 그 부분을 잘 준비해야 한다. 모든 걸 광주대에 맞췄는데 이제는 부산대로 돌려야 한다(웃음).
잘 해줘야 할 선수
부산대도 똑같다. 누구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5명이 모두 강하다. 우리도 어느 한 명이 잘 하는 것보다 5명이 모두 잘 해야 이길 수 있다. 개인이 특출하기보다 팀 농구를 해야 한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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