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윤수 “촬영할수록 수위 높아져, 예정에 없던 베드신 생기기도”(대도시의사랑법)[EN:인터뷰①]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남윤수가 '대도시의 사랑법'을 통해 퀴어 연기를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남윤수는 11월 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각본 박상영/연출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인터뷰에서 퀴어물을 연기하기까지 과정을 공개했다.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
촬영 전 게이클럽 세 네 번, 게이바는 5, 6번 정도 갔다는 남윤수는 "이태원 그 골목을 계속 다녔다. 실제로 게이 친구도 있어서 가서 자주 만났다. 게이클럽, 게이바를 갔을 때 저를 알아보기는 하는데 동성애자라 생각하지는 않고 '왜 왔냐'고 물어보더라. '그냥 놀러왔어요' 했다. 다들 알아보셔서 팬이라고 해주시고 악수 하자고 해주셨는데 한 번은 외국인 분이 플러팅한 적이 있었다. 스태프분들과 다같이 갔는데 한국어 잘하는 아랍계 분이 '반바지가 예쁘다'고 하더라. '감사합니다' 했더니 술 한 잔을 사주겠다고 하더라. '술 괜찮아요' 했는데 물 한잔을 사주겠다고 하더라. 그때 작가님이 빨리 오라고 꼬시는 거라고 하더라. 비밀스러운 장소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성소수자가 아닌 사람들도 놀러오고 하는 걸 좋아하더라. 여자들이 왜 왔냐는 것도 없다. 오히려 같이 논다"며 당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퀴어 연기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었다고. 모델 출신 남윤수는 "어릴 때부터 모델 일을 했는데 헤어,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이 게이가 많아서 어릴 때부터 거리낌은 없었다. 편하게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게이니까 멀리해야겠다'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럴 거면 미팅조차 안 했을 것 같다. 재밌겠는데 하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원작을 보면서 게이 이야기라기보다는 슬펐다. 그들의 삶이 너무 잘 보이니까. 사랑과 애증이 잘 표현돼 있었고 이야기가 재밌어서 시작했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보여주자 해서 현장학습을 했고 실제 게이 친구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다. 내가 이 역할을 해도 괜찮겠냐고. 대본을 봤을 때 엄마에 대한 사랑, 친구에 대한 사랑도 똑같다고 생각했다. 사람과의 사랑과 별다를 게 없다는 걸 보여주면 공감해주고 편하게 보실 수 있겠다 생각했다. 많은 분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연기자라면 다양한 캐릭터를 해야 하고 거부감을 안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찍었다. 갈수록 내 캐릭터가 만들어지는구나 해서 다양한 캐릭터 필모쌓기라 생각했다"고 출연 결정을 한 이유를 밝혔다.
오히려 박상영 작가로부터 걱정을 들었다는 남윤수는 "제작발표회 때 저한테 괜찮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런데 좋은 말밖에 들은 게 없어서 뭐라 할 말이 없었라. 이렇게 좋은 메시지, 연락들을 받아본적이 없다. 보통 피드백을 많이 안 주는데 의외로 특이한 작품을 하니까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시는 것 같다. 그전까지는 10, 20개 정도 왔다면 하루에 100배 이상 오는 것 같다. 답장도 가끔 한다. 답장안하면 안 될 정도로 많이 오니까 답장도 하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작품을 보고 많이 울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DM이 진짜 많이 왔다. 일상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내 20대 연애를 다시 보는 것 같다, 고맙다, 계속 눈물이 난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더라. 아직도 온다. 이상한 야한 말 하는 사람들도 있고. 생각보다 웃긴 것도 많다"는 반응들을 전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의 상영을 반대하는보수단체 항의도 있었다. 이와 관련 남윤수는 "항의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 안 들었다. 우리 작품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미 만들어지고 계획된 거니까. 오히려 그분들이 그렇게 하셔서 반응은 더 좋았던 것 같다. 그 반대 입장이 더 많아져서. '에로보다는 예술작품이라 생각하면 편한데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해주시더라. 혹시 제가 상처 받을까 봐 국내외 팬들이 연락을 많이 주시는데 저는 정말 괜찮다"며 "(현실을 반영한) 실제로 있는 이야기니까 속여서까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내용을 보여줄 수 있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선진국으로 나가는 밑바탕이 되는 것 같다"는 작품의 의미를 짚었다.
이번 작품을 위해 레퍼런스를 삼은 작품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는 "(퀴어 관련 작품 중) 아시는 게 많겠지만 일부러 참고 안 했다. 따라할 것 같아서 보면 큰일날 것 같다 생각했다. 요즘 시청자 분들은 똑똑하시니까 '따 온 것 같다, 참고한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고 답하며 "예술계 쪽은 워낙 (동성애자들이) 많지 않나. 어릴 때부터 많이 봐오다 보니 흡수된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표현하는 데 어려운 건 없었다. 소셜미디어를 보면 제가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못 따라간 건 있더라. 그 분들이 '끼와 기갈은 다르다'고 하더라. 그 분들이 보시기에 고영은 끼는 있는데 기갈은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출, 키스신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남윤수는 "어떤 작품에서도 동성과 이렇게 많이 하는 경우는 없으니까 빨리 빨리 많이 하자 했다. 언제 이렇게 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 이렇게 많이 하는 작품은 앞으로도 없을 거다. 멀리서, 안 보이는 각도에서 촬영할 때도 그냥 했다. 총 300번 정도 했다"며 "그 중 생각나는 분은 고영의 고등학교 때 첫사랑을 연기했던 배우 분이다. 연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열정이 뜨거워서 기억에 남는다. 양치, 가글 다 해오시고 이미 준비가 끝난 거다. 보통 처음은 부담스러워하시는데 그런 게 없었다. 무조건 열심히 잘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 그렇게 하는 게 쉽지 않은데 마인드가 신기했다"고 했다.
촬영할수록 수위가 높아졌다고. 남윤수는 "원래는 15세 목표였는데 찍다 보니까 그렇게 된거다. 영수와 수위가 셌는데 대본상으로는 윗도리 벗기고 끝나면서 '고영이 싫은 듯 좋아한다'는 지문이 적혀있었다. 그런데 감독님들이 찍어야 한다고 하셨다. 리허설 때 촬영감독님, 조명감독님이 자세를 취하시더라. 누가 찍었는지 모르겠지만 소셜미디어에 보면 두 감독님의 영상, 사진이 올라가 있다"며 "저는 하라면 해야 하니까. 오히려 캐릭터적으로 더 잘 보여져서 좋았던 것 같다"는 만족감을 표했다.
'남미새' 캐릭터를 이해하는 과정으로는 "실제로 저도 그랬고 어릴 때는 그런 것 같다. 모든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고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남미새'라 생각하실 수 있는데 10년 동안이니까 많이 만난 건 아니다. 키스신을 한 상대는 실제로는 6명이었다"며 "극 중 어머니가 아픈데 남자를 만나러 가는 장면은 20대 초반의 철부지니까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어머니가 아프셔서 마음은 아픈데 노는 게 좋은 거다. 나이가 먹고 나면 부모님을 잘 챙겨드리려 하는데 어릴 때 욕구도 풀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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