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이 '소음지옥'···북 대남방송에 접경지 '고통' [현장고발]
김현지 앵커>
현장고발입니다.
북한이 쓰레기풍선과 함께 대남방송 등으로 복합도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종전과 달리 정체 모를 괴성을 내보내면서 접경지역 주민들이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합니다.
문기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문기혁 기자 gyugi@korea.kr>
"우리나라에서 북한 땅과 가장 가까운 강화 평화전망대입니다. 북한의 모습이 두 눈으로 훤히 보일 정도인데요. 저 멀리서 들리는 이상한 괴음이 이 지역 주민들을 극심한 스트레스로 몰고 있다고 합니다."
(당산리 마을 / 인천 강화군 송해면)
북한과 불과 2km 남짓 떨어진 인천 강화군의 당산리 마을, 약 150가구가 모여 사는 평화롭던 마을이 '소음지옥'으로 변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7월부터 밤낮없이 틀고 있는 대남방송 때문입니다.
인터뷰> 안효철 / 인천 강화군 당산리 이장
"사람 우는 소리, 귀신 나오는 소리, 사이렌 소리, 쇠 긁는 소리, 별 소리가..."
특히, 밤마다 울리는 괴음에 마을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합니다.
인터뷰>안효철 / 인천 강화군 당산리 이장
"저도 병원 다녀왔지만 잠을 못 자서 수면제 처방을 받아서 지금 먹는 사람들도 여러 명 있어요."
취재진도 하룻밤을 지내봤습니다.
북한 대남방송으로 추정되는 소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사이렌 소리와 전투기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굉음이 뒤섞여 들렸습니다.
인천시에 따르면 접경지역 3개 면 주민의 절반 이상이 북한 대남방송으로 스트레스 누적과 수면 부족 등 피해를 호소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화군뿐만 아닙니다.
경기 파주, 김포 등 북한과 맞닿아 있는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화 인터뷰> 이완배 / 경기 파주시 통일촌 이장
"시끄러워서 못 살아요. 말도 못하죠."
북한은 그동안 체제 선전 형태로 대남방송을 해왔는데, 이번엔 일반 주민들을 괴롭히는 양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남남 내부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전화인터뷰> 오경섭 /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심리전 목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소음 피해를 줘서 남남 갈등을 유도하려고 하는 목적이 상당히 강하게 깔려있다, 이렇게 봐야겠죠."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소모적인 심리전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
"전쟁 중에도 지금 상호 대화를 하거든요. 일단 양측이 상호 긴장 관리를 하는 대화 채널을 열어야 된다,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되, 군사채널을 열어서, 대화채널을 열어서 긴장을 관리하고..."
벌써 네 달째 이어지고 있는 북한의 소음 공격, 접경지역 주민들의 고통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고광현 / 영상편집: 정성헌 / 영상그래픽: 민혜정)
KTV 문기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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