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유상증자 자충수… 국민연금, MBK 손 들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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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유상증자 추진을 중장기적 주주가치를 해치는 결정이라고 판단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 지지로 기우는 듯한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상증자가 기업 성장이 아닌 특정 경영권을 지키기(자사주 공개매수) 위해 '꾼 돈'(차입금)을 갚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국민연금 투자 기본원칙과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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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측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
누가 고려아연 손들어줄지 의문”
금감원도 “부정거래 다분” 경고
주관사 미래에셋증권 현장 검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 보터’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고려아연의 기습적인 유상증자 추진을 중장기적 주주가치를 해치는 결정이라고 판단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 측 지지로 기우는 듯한 내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유상증자가 기업 성장이 아닌 특정 경영권을 지키기(자사주 공개매수) 위해 ‘꾼 돈’(차입금)을 갚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국민연금 투자 기본원칙과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은 공개매수가 끝나기도 전에 고려아연이 유상증자를 준비하는 부정거래 정황도 크다고 보고 있어 사법 리스크가 경영권 사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위원회(수책위)는 이번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결정에 관해 판단을 보류하는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주주가치를 훼손한 결정이라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위원은 국민연금 수탁자 책임 활동 기본원칙을 명백히 어겼다고 보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에 따르면 기금은 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증대하도록 수탁자 책임 활동을 이행해야 하며, 여기에는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대상과 관련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의 요소가 고려될 수 있다. 국민연금 한 전문위원은 “유상증자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명백한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한 데다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보가 경영권 사수에 그치고 있어 9명 전문위원 중 얼마나 고려아연 손을 들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고려아연 경영진인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지난달 23일, 14일까지 각각 진행했다. 하지만 과반의 지분율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7.48%의 지분(9월 말 기준)을 쥔 국민연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호지분을 포함해 최윤범 회장 측은 35.40%, 영풍·MBK 연합은 38.47%의 지분율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돼 둘 차이가 3.07%포인트에 불과한 상황이다.
한편 금감원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고려아연이 발표한 유상증자와 관련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고려아연이 진행한 공개매수와 이어진 유상증자 진행 과정을 보면 경영진이 투자자에게 명확한 투자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달 29일 154만3000원(종가 기준)을 기록하다가 이날 오전 10시 현재 98만5000원으로 3거래일 만에 63.8% 떨어졌다. 금감원은 전날 고려아연의 공개매수·유상증자 관련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들어가는 등 증거 수집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수사기관 이첩과 함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도 할 계획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고려아연 이사회가 차입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하겠다는 계획, 그 후에 유상증자로 차입을 상환할 것이라는 계획 등을 모두 알고 해당 절차를 진행했다면 기존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중대한 사항이 빠진 것이며 부정거래 소지가 다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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