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공병, 70만원에 팝니다”…속 들여다보니, 중고플랫폼 통해 불법 리셀

위스키 브랜드 매장. [매경DB]

과거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에 최근 청년층까지 열광하고 있다. 한정판 위스키 마케팅이 가열되고 세율이 낮고 환율 차이가 나는 해외에서의 주류 구입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불법 리셀이 성행 중이다.

1일 중고나라·번개장터에 따르면 현재 로얄살루트, 발렌타인, 야마자키, 벨루가 등 다양한 종류의 위스키 공병을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1만원에서 70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다. 중고 가격이 천차만별인 이유는 공병 거래가 아닌 주류 거래가 섞여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온라인 주류 판매는 불법이다. 정당한 면허 없이 주류 등을 판매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장에 유통 중인 상품은 물론 주류 제조의 원료가 되는 주정의 반출도 면허를 받은 사람만 가능하다.

이에 공병을 판매하는 척 단속을 피하려는 위장 거래가 등장했다. 공병 판매는 불법이 아니다. 미개봉 공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가격을 설정해 구매자에게 신호를 주기도 한다.

주류업계 이벤트나 오픈런으로 얻게 된 희귀한 위스키를 웃돈 붙여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본산처럼 현지와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위스키를 공략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한 병만 팔아도 이익이 쏠쏠하기 때문이다.

중고거래 플랫폼은 인공지능(AI)과 모니터링을 통해 불법 거래를 적발하고 있다. 거래 제한 상품 키워드를 설정해 아예 상품 등록을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판매자와 구매자 간 대화를 모두 들여다볼 수는 없기에 거래를 전부 막아서기에는 한계가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이 개정됐더라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판매자에 대한 규제가 명확하지 않은 실정”이라며 “리셀에 대한 책임 소재 부분을 포함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