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이순재", '개소리'로 실현되길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2024. 11. 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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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배우 이순재/사진=KBS

"누가 봐도 대상은 이순재다"('개소리' 중)

"대상 이순재"가 실현되는 바람이다.

배우 이순재가 주연을 맡은 KBS 2TV 수목드라마 '개소리'가 지난 10월 31일 12회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연기 경력 68년차 대배우', 원로 배우 이순재의 연기 내공 덕분에 보는 재미 쏠쏠했던 '개소리'였다.

'개소리'는 활약 만점 시니어들과 경찰견 출신 소피가 그리는 유쾌하고 발칙한 노년 성장기를 담은 시츄에이션 코미디 드라마다. 이순재를 필두로 김용건, 예수정, 임채무, 송옥숙, 박성웅, 연우, 이수경, 김지영 등이 출연했다.

'개소리'는 주인공 이순재 역을 맡은 이순재의 활약이 단연 으뜸이었다.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연기력은 여유가 있었고, 노년의 멋이 더해졌다. 1회부터 12회까지 후배 배우들과 연기 조화는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이순재라서, 이순재였기에, 이순재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극 전개, 배경 자체가 이순재가 이끌어 갈 수밖에 없는 설정도 한 목 했다.

여기에 이순재의 코믹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담백한 맛을 선사했다. 이순재 특유의 생활형 코믹 연기는 웃음을 유발했다. 드라마틱한 전개에서 쏟아내는 그의 진지한 연기는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노년의 삶에서 겪을 수 있는 현실적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높였다. 무엇보다 소피(목소리 출연 배정남)와의 의사소통 하는, 개소리 티키타카는 극적 재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친근함이 배가되는 이순재의 연기였다. 극 중 김용건(김용건)이 "순재 형"이라고 던지는 대사처럼, "순재 형"이 친숙해졌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을 통해 '야동 순재', 이후 tvN '꽃보다 할배'(2013)로 '꽃할배' 그리고 이번 '개소리'로 다시 한번 남녀노소 불문한 시청자들에게 '순재 형'으로 떠오른 이순재다.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설정이 가득한 요즘 드라마, 캐릭터와는 대척점에 서 잔잔하지만, 깊이 있는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 이순재다. 이에 많은 시청자들이 '힐링'을 언급하며 이순재의 활약에 호평을 쏟아냈다.

그리고, 마지막회에서는 생사를 오가며 위험한 고비를 넘긴 이순재가 재기에 성공하는 모습이 또 하나의 감동으로 남았다.

이순재는 김용건을 비롯한 동료들과 연말 시상식에 참석했다. 잠정적인 연기대상 수상자로 부푼 기대를 안았지만, 다른 배우가 대상임이 밝혀졌다. 이때 소피가 레드카펫 위를 활보하며 짖었다. 소피는 "시상식 놈들아 정신차려라"라면서 "누가 봐도 대상은 이순재다. 대상은 이순재지. 이순재가 대상이다"라고 했다. "이순재가 대상이다"라는 소피의 말은 이순재가 들었고, 이순재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순재와 소피의 우정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개소리'./사진=KBS 2TV '개소리' 영상 캡처

이와 함께 시상식 전 이순재가 써놓았던 수상소감 중 "어젯밤 꿈 속에서 나는 스무살의 이순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20대의 이순재는 허리가 아파 연기 중에 주저앉지 않아도 되고 대사가 기억 안 나 부끄러워 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한 연기자였습니다. 하지만 전 빨리 이 꿈에서 깨어나고 싶었습니다. 나이 들고 늙어도 계속 연기할 수 있게 해 준 내 동료들을 만나고 싶었거든요"라는 내용도 시상식 상황과 맞물리면서 감동에 감동을 더했다.

'개소리'에서 아쉽게 대상을 놓쳤던 이순재. 그의 연기를 향한 열정은 나이가 들어도 식지 않았고, 활화산 같았다. 실제로도 고령의 나이에도 드라마, 영화, 연극 등에서 꾸준히 활동을 해오고 있었기에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은 더욱 극대화 됐다.

이순재의 활약이 가득했던 '개소리'. 동시간대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경쟁했다. 1회 시청률 4.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를 기록, 6회 자체 최고 시청률 4.6%까지 기록했다. 마지막회 3.6%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3~4%대 시청률이 아쉽지만, 올해 방송됐던 KBS 월화드라마 '환상연가'(자체 최고 시청률 4.3%(1회)) '멱살 한번 잡힙시다'(자체 최고 시청률 3.8%(16회) '함부로 대해줘'(자체 최고 시청률 2.3%(1회)) 보다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일(월화극, 수목극) 드라마 수치로는 수, 목요일 동시간대(오후 10시대) 시청률 경쟁에서 제법 선방했다. 매운맛에 빠져있던 시청자들을 담백한 맛에, KBS 수목드라마로 시선을 돌릴 수 있게 한 계기였다.

"이순재가 대상이다"는 '개소리' 속 대사처럼, 이순재가 올 연말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거머쥘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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