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백종원 ‘더본코리아’ 적신호?···우리사주 물량 35%만 채웠다

김경민 기자 2024. 11. 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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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일반 청약과 큰 대조
내부서 ‘성장성 의구심’ 해석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IP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6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청약에서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의 35%만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내부에서도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1일 더본코리아가 공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보면 우리사주조합은 최초 배정 수량으로 60만주(전체 공모물량 중 20%)가 배정됐으나 실제 청약 수량은 21만2266주에 그쳤다.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35.4%(경쟁률 0.35대 1)만 채운 것이다. 미달한 물량 중 15만주는 일반투자자, 23만7734주는 기관투자가에 배정됐다.

뜨거운 열기를 보였던 일반청약과는 달리 직원들을 대상으로한 우리사주 청약의 분위기는 냉랭한 셈이다. 같은 기간 일반투자자는 6억9551만9240주를 청약해 77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증거금으로만 약 11조8238억원이 모였다. 균등배정 주식 수도 한국투자증권 0.66주, NH투자증권 0.69주에 그쳤다. 최소 청약 수량(10주)을 청약한 투자자는 66%, 혹은 69%의 확률로 1주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사주 청약이 저조한 것은 기업 내부에서도 미래 주가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사주 물량은 1년간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적용돼 상장 직후 매도할 수 없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선 적어도 1년 뒤나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른다는 믿음이 있어야 우리사주를 청약할 수 있다. 청약이 저조하다는 것은 사내에서도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란 믿음이 약하다는 뜻이다.

통상 저조한 우리사주 청약은 상장 흥행에 있어 좋지 않은 신호로 작용한다. 기업 사정을 잘 아는 직원들부터 기업공개(IPO)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모가(3만4000원)가 예상 범위를 초과한 가격에 정해지며 흥행 기대감이 커졌지만 우리사주 청약에서 대거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상장을 향한 ‘불안한 항해’를 시작하게 됐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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