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빠진 포스코홀딩스, '신사업 투자'냐 '밸류업'이냐
업황 악화 속 인도 등 투자...주주환원 정책 등도 과제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부문을 핵심 사업으로 삼는 포스코그룹이 업황 악화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지난 3월 장인화 회장이 운전대를 잡은 포스코그룹이 미래 투자와 주주환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8조3210억원, 영업이익은 743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 3.4%, 37.9% 감소한 수치다. 철강 부문 포스코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8% 줄었다. 이차전지소재 부문 포스코퓨처엠은 96.3%나 급감했다.
포스코그룹이 핵심 사업 양대 축으로 삼은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분야는 업황 악화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중이다. 철강 부문의 경우 국내 건설 경기 부진과 중국산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겨울을 일찍 만난 상황이다.
철강 업계는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건설 경기 침체로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국내 철강 업체의 올해 실적 성적표는 낙제 수준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51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7.5%나 줄었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까지 겹쳐 부담감은 극대화된 상황이다. 중국 업체는 내수에서 제품이 팔리지 않자 저가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으나 공급 과잉이 해결될 조짐이 뚜렷하지 않다.
이차전지소재 분야 역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퓨처엠 배터리소재 사업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등 고부가가치 하이니켈 양극재 판매 호조 등으로 5830억원 매출을 냈으나, 재고자산평가손실이 계상돼 영업손실을 냈다.
포스코그룹은 어려운 시기를 투자 확대로 타개하려고 한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1일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도 현지에 연 500만톤 일관제철소를 만들고 미래 사업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인도뿐만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 성장시장 선점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7월 장 회장이 참석한 CEO 타운홀미팅에서 인도뿐만 아니라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성장 시장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사장은 지난달 30일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일관제철소 건설은 고급 자동차 강판 위주로 진행된다"라며 "인도 JWS그룹과 이차전비 분야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관련 협력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차전지소재 분야도 염호 등 자원 확보를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공정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원료 수급과 판매처 다변화 등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오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포스코그룹이 공언한 '기업가치 제고'가 현실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업황 악화 시기 미래 투자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적절히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 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2조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 전략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주주환원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에 분명한 의지를 보인 만큼, 균형 잡힌 투자와 밸류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와 관련 구조 개편 등으로 실탄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 120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0일 콘퍼런스콜에서는 정리 대상 사업·자산을 125개로 늘렸다. 구조조정을 통해 현금 유입 효과를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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