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랩·신탁 돌려막기' DB금융투자 추가…검사대상 확대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스1

금융감독원이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돌려막기 관행과 관련해 DB금융투자를 검사 대상에 추가했다. 금감원은 검사가 예정돼 있는 증권사를 상대로 랩·신탁 업무실태도 함께 들여다볼 계획이다. 결과에 따라 제재 대상 증권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중순 DB금융투자에 대한 수시검사에서 랩·신탁 업무실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해 랩·신탁 업무실태 집중점검을 실시해 9개 증권사에 대해 문제점을 적발했는데, 이번에 검사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DB금융투자 등을 포함해 아직 검사받지 않은 증권사도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B금융투자 등 검사가 예정돼 있는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랩·신탁 업무실태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랩·신탁 검사 대상을 확대하면서 사실상 전수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랩·신탁 돌려막기를 고질적인 불건전 영업행태로 지목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수개월간 9개 증권사에 대한 집중점검을 벌였다.

그 결과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는 지난 6월 하나증권·KB증권에 대해 영업정지 중징계 조치를 내렸다. 영업정지는 등록·인가 취소 다음 단계의 중징계다. 두 증권사 담당 임직원에게는 중징계가, 이홍구 KB증권 사장 등 당시 감독자에게는 경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교보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NH투자증권 등 6개사에 대한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제재심을 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의견 진술·소명 등 관련 절차는 마무리된 상황인 만큼 곧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들 증권사 역시 영업정지와 최고경영자(CEO) 제재 등 사전통보를 받았다.

최종 징계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와 금융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증선위 일정에 따라 최종 결과는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9개 증권사가 일부 고객에게 약속한 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랩·신탁 상품 자전거래(돌려막기)를 한 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상품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 자전거래를 통해 고객계좌 간 손익을 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